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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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 종료 하루 앞으로… 靑, 마지막 반전 내놓을까

22일 자정(23일 0시) 종료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에 대해 정부가 어떤 입장을 꺼내놓을지 이목이 쏠린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철회 없이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번복하지 않겠다는 정부와 수출 규제 철회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에는 여전히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21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지소미아 종료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릴 지 주목된다. 내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외교장관회의에서 최후의 협상 타결을 시도해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소미아 종료를 하루 앞둔 21일 오전 청와대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원회를 소집해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SC는 매주 목요일 정례적으로 열리지만 지소미아 종료를 코앞에 둔 만큼 이날 회의에서 최종 입장을 정리할 가능성이 크다.

 

양국의 입장 변화가 없는 상황이어서 현재까지는 이대로 지소미아를 종료하는 것에 무게가 실린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안보상으로 (한국을) 신뢰할 수 없다고 하면서 군사 정보를 공유하자고 하면 모순되는 태도”라고 지소미아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아울러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5% 이상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마지막 순간까지 지소미아 종료라는 사태에 대처할 수 있다면, 일본과 함께 그런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해 일정 부분 재고의 여지도 남겼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 철회에 대한 미국의 압박도 이어지고 있어 최종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 상원 외교위 제임스 리시(공화당) 위원장은 20일(현지시간) “한국은 ‘일본과 핵심 정보 공유 합의의 참여를 종료하는 움직임’이라는 역효과를 내는 조처를 해왔다”며 일부 상원 여야 의원들과 함께 결의안을 제출했다. 결의안에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어 이 시기에 지소미아를 중단하는 것은 미국 국가 안보에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 8월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내던 미국은 최근 지소미아 재고 압박을 해오고 있다. 최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이 잇따라 방한하고, 미 국무부 고위 관계자들도 한국을 찾아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의 중요성, 지소미아의 필요성을 함께 강조하는 등 적극적인 압박 공세에 나선 모습이다. 여기다 지난 19일 한·미 방위비 분담금 3차 회의가 결렬되는 등 한·미 동맹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은 상황이어서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다분하다.

 

22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G20 외교장관회의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참석 여부도 주목된다. 강 장관 참석 여부는 NSC 회의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이 참석하게 된다면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최후의 타협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