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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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 EU’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 재선 성공

결선투표서 PSD후보 눌러 / 민족주의·脫EU 기류에 제동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에서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예측한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부쿠레슈티=AP연합뉴스

루마니아 대선 결선투표에서 유럽통합을 지지하는 성향을 지닌 클라우스 요하니스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했다. 민족주의 및 탈EU 기류에 제동을 건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AFP통신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중도보수 성향의 국민자유당(PNL) 소속 요하니스 대통령이 약 63%의 지지율(개표 95% 시점)로 이변 없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사회민주당(PSD) 소속 비오리카 던칠러 전 총리의 득표율은 37%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30여년간 루마니아의 집권당 역할을 해온 PSD로서는 최악의 투표 결과를 받아든 것이라고 AFP통신은 설명했다.

요하니스 대통령은 출구조사 결과 승리가 확실시되자 당사 앞에서 “현대적이고 유럽연합다우며 정상적인 루마니아 시민들이 승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의 승리는 2014년에 이어 PSD정부의 부정 부패를 심판한 민심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PSD정부 기간 리비우 드라그네아 PSD 대표가 공무원 허위채용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선거법 위반 등 부패스캔들이 이어졌다. 요하니스 대통령은 PSD정부의 부정부패를 엄단할 사법개혁을 강조해왔다.

또 PSD 정부는 사법부를 정치적 통제 하에 두고 부패 공직자 처벌을 어렵게 하는 사법제도 개편안을 추진했고, 이 과정에서 여러 차례 EU와 충돌했다. PSP정부는 사법제도 개편안으로 촉발된 EU와의 갈등을 민족주의로 포장하며 정부가 루마니아를 위해 싸우고 있는 것이라고 선전했지만 시민들은 대규모 가두시위를 벌이며 부정부패를 규탄했다. 요하니스 대통령은 PSD 정부에 대항해 EU를 지지해왔다. PSD 정부는 지난달 10일 치러진 의회 불신임 투표에서 결국 실각했다.

반면 요하니스 대통령과 같은 당 소속인 루도비치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새 내각은 지난 4일 의회 투표에서 465표 중 240표를 얻어 의회의 신임을 받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요하니스 대통령까지 재선에 성공하면서 루마니아가 최근 동유럽 지역에서 힘을 얻고 있는 탈EU·민족주의 경향을 견제할 세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