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에서 아파트 방화·살인 혐의로 기소된 안인득(42·사진)은 국민참여재판 마지막 날에도 “평소 받은 불이익 때문에 범행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7일 창원지법 형사 4부(이헌 부장판사)는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이날 재판에서 안씨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검찰의 사형 구형에 이어 시민 배심원 9명도 전원 안씨의 유죄에 동의했다.
이날 검찰이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흉기로 사람을 찔러 살해한 사실을 인정하느냐”고 질문하자, 안씨는 “불법 개조해 폐쇄회로(CC)TV와 몰래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관리사무소와 경비실에 하소연 해도 아랑곳하지 하지 않아 결국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고 동문서답을 했다.
“피해자들에게 사과할 마음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죄송하다고 생각하고, 불이익을 당한 상황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이어서 오해가 있으면 풀고 싶다”고 답하며 끝까지 불이익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안씨는 앞서 지난 4월17일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을 숨지게 하고, 17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가 주장하는 불이익은 ‘CCTV 설치 및 몰카 피해’이나, 조사 결과 안씨가 감시를 당하거나 피해를 받은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안씨의 변호인 측은 조현병으로 인한 심신미약을 주장하고 있다.
안씨가 주장하는 CCTV 설치 및 몰카 피해는 그가 지난 4월12일 윗층에 거주하는 여고생 최모(19)양을 뒤를 밟아 그 집앞까지 쫓아갔다 CCTV에 고스란히 찍힌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당시 최양이 집안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자, 안씨는 한동안 돌아가지 않고 밖에서 기다렸다.
최양 가족에 의하면 안씨는 이전에도 최양의 큰어머니에게 계란을 던지며 욕설을 하거나 “너 거기 딱 기다려라”, “죽여버린다”며 협박해 공포에 떨게 했다.
최양 가족은 안씨의 위협에 지난 3월 집 앞에 CCTV를 설치했다.
이후 안씨가 집 문을 두드리거나 오물을 투척하는 모습이 찍혔다.
최양 가족은 영상 등을 첨부해 경찰에 안씨를 신고했지만, 경찰 측은 “직접 상해를 당한 것이 아니다”라며 조사 후 별다른 조처 없이 풀어줬다.
김명일 온라인 뉴스 기자 terr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