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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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쿠니 참배 첫 日총리’ 나카소네 별세

입력 : 2019-11-30 06:00:00
수정 : 2019-11-29 20: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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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년 101세… 보수파의 거두 / 1983년 日 총리로 첫 방한도

1980년대 한·미·일 안보밀월 시대의 주역인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일본 총리가 29일 별세했다. 향년 101세.

교도통신은 이날 오전 7시쯤 도쿄 시내 한 병원에서 나카소네 전 총리가 타계했다고 보도했다. 나카소네 전 총리는 1982년 11월 ‘전후 정치 총결산’이라는 슬로건으로 총리에 오른 일본 보수파의 거두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전후 외교 총결산’이라는 표어도 나카소네 전 총리의 행보를 이어받고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1918년 군마현에서 태어난 나카소네 전 총리는 도쿄제국대 졸업 후 내무성에 들어간 뒤 태평양전쟁 당시 해군 장교로 근무했다. 해군 소좌(소령)로 종전을 맞은 그는 퇴역 후 잠시 내무성에 복귀했다가 29세 때인 1947년에 중의원(하원) 의원에 당선해 연속 20선을 기록했다. 과학기술청장관, 운수상, 방위청장관, 통상산업상, 행정관리청장관을 거쳐 1982년 11월부터 1987년 11월까지 전후 5번째로 긴 5년간 총리를 지냈다.

냉전이 격화하던 시기에 동북아시아에서 당시 전두환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한·미·일 안보협력 체제를 강화했다. 특히 1983년 1월에는 한국 내의 반발 속에서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공식 방한했다.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 정권의 정통성을 인정하고 경제협력기금 40억달러를 제공함으로써 총리 취임 전 냉랭했던 한·일 관계를 다시 강화했다. 방한 직후 방미 기간에는 일본 열도를 미국의 침몰하지 않는 군사기지로 사용할 수 있다는 ‘불침항모’론을 언급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나카소네 전 총리는 1985년 8·15 때는 전후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면서 한·중의 반발을 불러오기도 했다. 헌법개정을 평생의 목표로 삼아 현 평화헌법을 비판하는 ‘헌법개정의 노래’를 직접 작사할 정도다. 정계 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도 새로운 헌법의 제정을 목표로 구성된 초당파 국회의원 단체의 회장을 맡는 등 일본 내정과 외교를 놓고 적극적인 발언을 계속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