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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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다 위약금·수수료’ 온라인 광고대행 피해주의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 일본식 라멘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5월 자신의 사업장을 방문한 광고대행사 영업사원에게 계약금 198만원을 내고 페이스북·인터넷 기사 송출, 블로그 체험단 모집 등의 온라인광고대행 계약을 했다. A씨는 사정이 생겨 계약 당일 해지를 요청했는데 광고대행사는 위약금 88만원을 제하고 110만원만 환불이 가능하다고 통보했다. 계약 당시 언제든지 해지가 가능하다는 설명이 무색했다. 

 

#. 펜션을 운영하는 B씨는 지난해 11월 광고대행사에 132만원의 계약금을 지불하고 홈페이지 제작, 키워드 검색 광고 등의 광고대행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4월 펜션을 폐업하면서 계약해지를 요청했는데 광고대행사는 ‘홈페이지 등록 완료 후 해지는 불가능하다’는 약관을 들어 계약해지를 거부했다. 

 

최근 온라인 광고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일부 광고대행사들이 광고 비용을 부풀리고 과도한 위약금을 설정하는 등 온라인 광고대행 관련 분쟁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따르면 지난 10월까지 온라인 광고대행 관련 분쟁조정 접수 건은 58건으로 집계됐다. 현재 흐름대로라면 지난 한해 전체 접수된 63건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2015년 8건에 불과했던 온라인 광고대행 관련 분쟁조정 건수는 2016년 18건, 2017년 44건, 지난해 63건으로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올해 조정원에 접수된 피해 사례는 모두 계약해지 관련 건으로 세부 신청 사유로는 ‘위약금 등 과다 청구’ 67.2%(39건), ‘계약해지 거부’ 32.8%(19건)로 나타났다.

 

계약 체결 직후 해지를 요청하거나 광고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계약해지를 요청했음에도 광고대행사가 불공정 약관을 근거로 과도한 위약금 등을 청구하는 사례가 가장 많았다. 계약 당시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던 약관상의 의무사용 기간이나 계약해지(또는 환불) 불가 조항을 근거로 광고대행사가 계약해지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가 뒤를 이었다.

 

올해 접수된 58건의 신청자 대부분 소상공인으로 음식점·이미용업·의류소매업 등 주요 업종이 전체 신청 건수 중 63.9%(37건)를 차지했다. 음식점이 19건(32.8%)으로 가장 많았고, 이미용업이 11건(19%), 의류소매업 7건(12.1%) 등 순이었다.

 

조정원은 온라인 광고가 TV, 라디오, 신문 등을 통한 광고와 달리 그 방법, 채널 등이 다양해 소상공인들이 이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악용해 일부 광고대행사가 무리한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정원은 네이버 등 국내 대형 포털사(또는 공식대행사)가 온라인 광고를 유치하기 위해 소상공인에게 직접 전화 또는 사업장을 방문하는 경우는 없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최근 네이버 플레이스, 스마트스토어 등에 업체정보를 신규 등록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네이버’ 또는 ‘네이버 공식대행사·제휴사’임을 사칭하면서 광고대행계약을 권유하는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계약하기 전 광고대행사에 대해 기본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계약서·약관 등을 통해 계약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관련 비용을 결제하지 않아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소상공인 광고주와 광고대행사 사이에 과다한 위약금 청구 또는 계약해지 거부 등과 같은 불공정 약관으로 인한 분쟁이 발생할 경우 ‘조정원 분쟁조정 콜센터’ 또는 ‘온라인 분쟁조정 시스템’을 통하여 상담 또는 분쟁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세종=박영준 기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