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4일 숨진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감반원 사건과 관련해 ‘특별검사 카드’를 꺼낼 가능성을 4일 내비쳤다. 당내 검찰의 공정 수사를 촉구하는 특별위원회까지 구성한 민주당은 청와대와 합세해 검찰과 전면전에 나설 태세를 보였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검찰에서 이뤄지고 있는 여러 수사 상황을 보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선택적 수사라고 아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검찰이) 경찰서에 증거물로 보관된 특감반원의 유서와 휴대전화를 압수수색 이름으로 가져갔다. 왜 이렇게 무리한 일을 벌이면서까지 증거를 독점하겠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검찰이 결백하다면 검·경 합수단을 꾸려서 모든 증거와 수사과정을 상호 투명하게 공유하고 검·경이 함께 진상을 밝혀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민주당은 ‘특검’을 통해서라도 이 사건을 낱낱이 밝혀내겠다”고 특검 카드를 거론했다.
민주당에서는 검찰이 여권의 검찰개혁 의지를 꺾기 위해 무리하게 ‘선택적 수사’를 하는 것으로 판단한다. 특히 검찰이 이날 청와대 압수수색까지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민주당은 한층 격앙된 분위기다. 민주당은 ‘하명 수사’ 논란이 불거진 김기현 전 울산시장 의혹 사건은 이미 지난해 고발이 이뤄졌는데도 이제 와서 ‘타깃 수사’를 하고 있다고 본다.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도 ‘검찰 공정수사 촉구 특별위원회’도 꾸리고 위원장에는 설훈 최고위원을 임명했다. 설 최고위원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못 만나고 할 것이 어디 있느냐. 검찰을 방문해서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위 차원에서 검찰 수사의 공정성 문제를 항의하기 위해 대검찰청을 방문하겠다는 취지다.
반면 한국당은 이날 청와대와 민주당이 이른바 ‘친문(친문재인)농단 게이트’ 의혹들에 대한 검찰 수사를 방해한다고 비판했다. 황교안 대표는 “(숨진 청와대 특감반원이 속했던) ‘백원우 별동대’ 자체가 공수처의 미래를 보여준다. 친문 세력의 범죄는 모두 덮어버리고, 야권 세력에 대해선 불법적 공작·수사를 서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심재철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우리들병원 이상호 원장이 2012년 12월 대선 직전 산업은행에서 거액을 빌릴 때 동업자 신혜선씨의 신한은행 대출에 섰던 연대보증의 선(先) 해지가 조건이었다며 대출 당시 이미 대출이 어렵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에 대해 ”우리들병원이 모은 담보 가격이 1000억원인 데다 약 5년간의 매출채권 8000억원을 담보로 잡았기 때문에 충분히 해줄 수 있는 대출이었다”며 “2017년까지 원활하게 아무런 문제 없이 원리금 상환도 했다. 상환하고 남은 900여억원을 (2017년에) 차환대출해준 것도 당연히 정상적인 대출이었다”고 반박했다.
최형창·이창훈·신동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