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중 무역분쟁에 일본의 수출규제까지 겹치며 한국 수출이 10년 만에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 확대 및 신산업 지원 등에 관한 계획을 밝혔다. 공교롭게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경상수지는 8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문 대통령은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6회 무역의날 기념식에 참석해 “우리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고, 보호무역주의의 거센 파고를 넘어가야 한다”며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수출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세계 최대 규모 다자 FTA인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인도네시아와의 CEPA(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와 함께 말레이시아·필리핀·러시아·우즈베키스탄과 양자 FTA를 확대해 신남방, 신북방을 잇는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며 “남미공동시장인 메르코수르와의 FTA 협상에도 속도를 내 우리의 FTA 네트워크를 2022년까지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90%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지금까지 세계를 무대로 경제를 발전시켜왔듯 새로운 시대 또한 무역이 만들어나갈 것”이라며 “2030년 세계 4대 수출 강국이 되는 그날까지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역의 날 행사에서는 유공자 597명이 정부포상을, 수출업체 1329개사가 ‘수출의 탑’을 받았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그간 공장에서, 부두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흘린 무역인들의 땀방울 하나하나가 모여 어려운 여건에도 곧 3년 연속 무역 1조달러를 달성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CCIEE)와 공동으로 개최한 ‘제2회 한·중 기업인 및 전직 정부 고위인사 대화’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기업인들이 만나 경제협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양측 위원단은 양국 경제협력의 기본방향으로 자유롭고 개방적 협력, 실질적이고 내실 있는 협력, 대등한 입장에서 협업 관계 추진 등을 제시하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10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10월 경상수지는 78억3000만달러 흑자를 보였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94억7000만달러) 대비 17%나 감소한 것이다. 월별 경상수지가 전년 동월 대비 줄어든 것은 지난 3월부터 8개월 연속이다. 다만 경상수지는 지난 5월 이후 6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했으며 그 규모는 지난해 10월(94억7000만달러) 이후 12개월 만에 가장 컸다.
신동주·김선영·박현준 기자 range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