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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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신당 천정배 의원 "청와대·공수처 '직거래' 금지해야"

SNS 통해 "공수처, '살아있는 권력' 수사할 독립성·중립성 갖춰야"
법무부 장관 출신의 천정배 대안신당 의원. 연합뉴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률안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안이 이르면 9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인 가운데 이른바 ‘4+1 협의체’에 참여 중인 대안신당 소속 중진의원이 공수처 법안 보완을 촉구하고 나서 패스트트랙 정국의 막판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4+1 협의체란 자유한국당을 뺀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그리고 대안신당을 뜻한다.

 

대안신당 천정배 의원(광주서구을)은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공수처 법안과 관련해 “청와대와 공수처의 직거래를 금지하는 조항을 명시적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 의원은 “공수처 설립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할 수 있는 독립성과 중립성을 갖춘 기구가 필요하다는 점”이라며 “검찰이나 경찰은 대통령의 인사권에서 자유롭지 못하므로 독립성을 아무리 강화하더라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공수처에 대한 우려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그럼 공수처의 독립성과 중립성은 어떻게 보장하느냐’ 하는 점이다. 일각에선 공수처가 그렇지 않아도 너무 비대해 ‘제왕적’이란 말까지 듣는 현 대통령 권력의 유지·강화를 위한 일종의 ‘별동대’로 변질할 가능성을 걱정한다. 천 의원 주장은 공수처법에 아예 ‘청와대와의 직거래를 금지한다’는 조항을 명시적으로 규정, 공수처가 그렇게 변질할 개연성을 차단하자는 취지다.

 

천 의원은 공수처 인사위원회에 법무부 차관과 법원행정처 차장이 당연직 위원처럼 들어가 있는 점과 공수처 수사 대상이 너무 적은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먼저 그는 “법무차관은 대통령의 대리인이고 법원은 공수처의 주요 수사 대상”이라고 꼬집어 법무차관과 법원행정처 차장은 공수처 인사위원회에서 빼야 함을 강조했다.

 

이어 “청와대 같이 직급에 비해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는 기관의 경우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너무 제한적”이라며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등 권력이 센 기관은 ‘5급 이상’으로 수사 대상을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천 의원은 노무현정부 시절 법무장관을 지내 검찰을 지휘해 본 경험이 풍부하다. 현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법무·검찰 개혁 등 현안에서 천 장관과 호흡을 맞췄다.

공수처 신설 법률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려는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 간에 몸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문희상 국회의장은 9, 10일 이틀간 국회 본회의를 열어 공수처 신설안과 선거법 개정안 등 패스트트랙 법안을 모두 상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여당인 민주당은 패스트트랙 법안의 4+1 협의체 합의안을 9일 본회의에 상정, 표결처리를 시도할 예정이다.

 

하지만 본회의에 상정할 공수처 신설 법률안의 최종안 마련을 놓고 논의가 길어지는 경우 여권 계획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9일 선출되는 한국당 새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 법안 논의에 참여할 뜻을 밝힐지 여부도 막판 주요 변수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