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법무사, 부동산 취득세 늑장 납부 ‘수두룩’

입력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경기도 내 지연 사례 2만2000여건 / 수납 위조 등 27명 고발·수사의뢰

부동산 등기를 대행하는 법무사들이 고객에게서 취득세 납부를 의뢰받은 뒤 이를 바로 내지 않고 납부를 미루는 사례가 비일비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부동산 등기 과정에서 위조한 수납 인(印)이 찍힌 취득세 납부 영수증을 등기소에 제출해 고발조치되기도 했다.

9일 경기도에 따르면 올해 4월 특정 기초자치단체의 지방세 부과·징수 상황을 지도 점검하는 과정에서 법무사가 취득세를 횡령한 사실을 확인하고 도내 31개 시·군의 2016년 이후 4년간 수납 건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지난 4년간 부동산 취득세 납부가 1일 이상 지연된 사례는 2만2000여건으로 나타났다. 고객이 의뢰한 부동산 등기를 대행하는 과정에서 취득세 수납 인을 위조해 제출한 법무사도 3명(614건, 11억원)이나 적발돼 도는 이들을 사문서위조 혐의로 고발 조치했다. 고객에게서 받은 취득세를 고의로 지연 납부(100만원 초과+지연 납부 3일 초과)한 것으로 의심되는 24명(1226건, 120억원)에 대해서는 업무상 배임 혐의로 수사 의뢰할 예정이다.

A법무사의 경우 부동산 등기 210건(취득세 11억원)을 처리하면서 건당 최장 35일을 지연 납부했으며, B법무사는 취득세 5억8000만원을 12일 지연 납부해 가산세 4872만원을 추가로 물었다. 지연 납부 기간이 293일이나 되는 경우도 있었다.

부동산 등기를 완료(전산입력)할 때까지 취득세를 납부하지 않을 경우 부동산 등기법 29조 11호에 따라 등기소는 등기신청서를 각하해야 한다. 취득세 신고 업무는 법무사법상 고유한 법무사의 업무가 아니지만 부동산 등기 신청을 의뢰할 때 등기 비용과 함께 법무사에게 위탁하는 것이 관행이다. 그러나 당일 취득세 납부와 등기신청이 동시에 어려운 경우 취득세 미납부 건에 대해서도 일부 등기하는 관행을 악용해 취득세 납부 지연 사례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고 도는 설명했다.

경기도에서는 최근 4년간 취득세 6135건 714억원분이 납부 지연됐으며, 이 가운데 31~90일 107건, 91~180일 38건, 181일 이상 213건 등 한 달 넘게 지연되는 사례가 모두 358건 51억원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지자체는 적정 시점에 지방세수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납부 지연에 따른 가산세(1일 10만분의 25)를 납세의무자가 추가 부담하는 현상이 방치되고 있다는 것이 도의 지적이다.

 

수원=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