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법 개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립 등 검찰개혁 법안 처리를 위한 여야 간 대치가 극에 달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4일 자유한국당의 장외집회를 ‘민생방해, 개혁저항’으로 규정, 다음주 본회의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의 상정, 처리를 위한 준비에 집중했다.
두 패트 법안을 ‘밥그릇 챙기기’와 ‘사법장악 의도’로 비판하고 있는 한국당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대규모 장외 집회를 열었다.
선거법 개정의 최대 수혜 정당으로 꼽히는 정의당은 선거법 개정 협상 막판에 민주당으로부터 “뒤통수를 맞는 것 같다”며 다른 개혁법안 통과를 위해 여당의 양보를 촉구했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한국당은 부끄러움도 없이 또다시 장외로 나가 정치선동을 하겠다는 적반하장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한국당은 전날 국회의장과 3당 원내대표의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며 의회정치를 농락했다”며 “’임시국회 회기 결정의 건’에 대해 억지스러운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는 등 합의와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 행태가 개탄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미 인내하고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을 넘어선 지 오래”라며 “검찰개혁과 선거제도 개혁을 통해 정의롭고 공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을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주말 협상과 대화의 문은 열어두겠다고 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한국당이) 성의있고 겸허하게 논의에 임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개혁과 민생의 단호한 원칙아래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단일안 도출 등 모든 준비를 끝내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길을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文정권 국정농단 3대 게이트 규탄대회’를 열었다. 한국당의 장외집회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때인 10월19일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한국당에 따르면 국정농단 3대 게이트는 문재인정부 인사들이 연루된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 우리들병원 특혜대출 의혹 등이다.
한국당은 장외 집회에서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설치 법안 등 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저지를 위한 여론전도 진행했다.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국민무시 밥그릇 선거법, 사법장악 공수처법, 청와대 친문 3대 농단에 맞서 국민과 함께 결사항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대변인은 “법치를 조롱하고, 국회를 유린하고, 자유민주주의를 말살하려는 불법적 야합 세력의 공수처법, 선거법 쿠데타와 문재인 정권의 민주주의 파괴 행위는 끝나지 않았다”며 “한국당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우리가 가꿔온 번영의 역사를 지켜내기 위해 그 어떤 투쟁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은 민주당이 앞장 서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이날 ‘심금라이브’ 유튜브 방송에서 여야 ‘4+1’의 선거법 협상과 관련해 “민주당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단가를 후려치듯 밀어붙이고 있다”며 “오만하다”고 비판했다.
심 대표는 “민주당은 ‘정의당 너희들이 그 정도 되면 받아들여야지’ 이런 투인데 자존심도 상한다”며 “막판에 뒤통수를 맞는 것 같기도 하고, 개혁법안들이 다 어려워질까 걱정도 된다”고 토로했다. 그는 “민주당 제안대로라면 선거제도 개혁의 의미가 대폭 후퇴된다”며 “민주당이 앞장서서 큰 틀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