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실에 전화해 법무사법 개정안에 반대해달라고 요청해주세요.”
법무사에게 개인회생과 파산사건 대리를 허용하는 내용의 법무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표결이 임박하면서 2만7000여명 변호사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대한변호사협회가 국회 앞에서 법무사법 개정 반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여는가 하면 최대 규모의 지역 변호사단체인 서울지방변호사회는 협조문을 보내 각 의원실에 전화해 법무사법 개정안에 반대표를 던져달라는 요청해달라고 소속 회원들에게 독려했다.
◆서울변회 “각 의원실에 전화해 반대표 요청해달라”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회원 수 2만여명을 보유한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소속 회원들에게 각 의원실에 전화해 법무사법 개정안에 반대표를 던질 것을 요청하도록 독려했다. 서울변회는 소속 회원들에게 전달한 협조문을 통해 “제372회 국회 본회의에 법무사법 개정안이 상정될 예정”이라며 “회원 여러분은 국회의원실에 전화해 법무사법 개정안에 반대표결을 하도록 요청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통화 시) 지역구에 거주 또는 근무하는 변호사임을 밝히고, 지역구에서 걸려 온 전화임을 주지시키도록 가급적 사무실 전화를 이용해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요청 전화’와 ‘확인 전화’ 등 최소 2회 이상 본회의 가결 직전까지 하고, 반대가 어렵다면 기권이라고 해달라고 요청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울변회는 회원들의 통화 목록도 취합 중이다.
또 향후 회원들의 해당 활동을 공익활동 1시간 형태로 인정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특정 법안에 반대하기 위해 변호사단체가 공익활동 인정을 내걸고, 소속 회원들에게 각 의원실에 전화해 반대표를 던지도록 요청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대한변호사협회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법무사법 개정안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변협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법무사법 개정 규탄 기자회견’을 통해 “개인회생·파산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에게 재출발의 기회를 제공하는 중대한 제도”라며 “법률전문가인 변호사만이 전문적인 조력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회는 계류 중인 법안(법무사법 개정안)을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법무사단체는 대국민 서비스 강화를 위해 법무사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2월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 사법접근권 보장을 위한 법무사법 개정 국회 공청회’에서 대한법무사협회 황정수 법제연구위원은 “(개인회생, 파산사건 등) 쟁송이 없는 비송사건의 신청대리권을 법무사에게 부여함으로써 국민의 다양한 사법서비스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무사법 개정안 통과 앞두고 변호사 단체 ‘자중지란’
변호사업계는 법무사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자중지란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공개된 국회 속기록에서 대한변협이 ‘개정안에 대한 반대 의견을 철회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젊은 변호사들이 주로 활동하는 비공개 커뮤니티엔 “이찬희 대한변협 회장을 탄핵해야 한다”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고 한다. 반면 이 회장은 결단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맞섰다.
논란은 지난달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에서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변협도 (법무사법 개정안) 수정안을 이렇게 하는 것에 반대하지는 않는다”고 한 데 이어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제가) 받은 내용은 대한변협에서 (법무사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의견을 철회하겠다는 것”이라고 재확인하면서 시작됐다. 결국 법무사법 개정안은 이날 소위를 통과했고, 현재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다.
이에 변호사들 사이에선 회원들 의사와 상관없이 반대의견을 철회한 대한변협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반면 이 회장은 법무사법 개정안 반대 의견을 철회한 적은 결코 없다는 입장이다. 동시에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 등을 열며 법무사법 개정안 반대 운동에 나섰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