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의 연내 마지막 회의가 이번주 서울에서 진행된다. 당초 양국이 목표로 삼았던 연내 협상 타결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 수석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선임보좌관은 협상 5차 회의를 앞두고 15일 방한했다. 드하트 대표는 오는 17일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한국 측 수석대표인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 대사와 11차 SMA 체결을 위한 5차 회의에 나선다. 두 대표는 지난 3, 4일 미국 워싱턴에서 4차 회의가 열린 지 2주 만에 다시 머리를 맞대는 것이며, 올해 마지막 회의가 될으로 예상된다. 드하트 대표는 공식 협상 전날인 16일에도 정 대표와 오찬을 함께 하며 이야기를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연내 협상 타결은 양국의 입장차가 워낙 커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협상도 해를 넘겨 올해 3월에 타결됐다. 현행 제10차 협정은 이달 31일 효력이 종료된다.
현재 미국은 기존 SMA 틀 내의 분담 항목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현행의 5배 즉 50억달러 상당의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SMA에서 다루는 주한미군 한국인 고용원 임금,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 외에 주한미군 인건비(수당), 미군의 한반도 순환배치 비용, 역외 훈련비용 등도 합해야 50억달러 상당의 방위비 분담금 액수가 나오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지난 5일 회의 뒤 “상호간 이해의 정도는 계속 넓혀가고 있다”면서도 “미국 측에서 상당폭의 증액을 희망하고 있다는 내용과 관련해 다양한 의미들이 함축돼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밝혀 미국이 이 같은 입장을 꺾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우리 정부는 공식 보도자료에서 “기존 협정 틀 내에서 합리적인 수준의 공평한 방위비 분담을 한다는 기본 입장 하에 인내를 갖고 미측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막판 변수는 분담금 인상에 양국이 합의하지 못하면 미국이 주한미군 감축 카드 등을 꺼내들 가능성이다. 정 대표는 매 회의 뒤 입장 발표에서 주한미군 감축과 관련해서는 5차 회의까지 한 번도 논의된 바가 없다고 강조해왔다. 정부는 지난 5차 회의가 끝난 뒤 공식 입장문에서도 “한·미동맹과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국이 합의하지 못하면 미국이 올해처럼 한 번 더 1년짜리 협정을 체결하려 할 가능성도 있다.
홍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