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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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 견제 위해 남중국해서 동맹국과 올 85회 軍훈련”

베이징大 ‘전략상황 조사팀’ 보고서 / 필리핀 등 中과 영토분쟁국 참여 / 동남아지역서 군사력 대폭 확장 / 中 해양강국 막고 군사협력 심화 / 日·印·獨 등 다른 동맹국들도 초청
미국과 일본, 필리핀, 인도 등 4개국 군함이 지난 5월 2~8일 영유권 분쟁해역인 남중국해를 항행하는 연합훈련을 했다. 이번 훈련에는 미 해군 미사일 구축함 윌리엄 P. 로런스, 일본 해상자위대 헬기 탑재 경항모급 함정인 이즈모와 구축함 무라사메, 인도 해군 구축함 콜카타와 군수지원함 샤크티, 필리핀 해군 호위함 안드레스 보니파시오가 참여했다. 미 해군 7함대 홈페이지 제공. 일본 해상자위대 촬영

 

미국이 2019년 한 해 동안 남중국해에서 동맹국과 함께 85회에 이르는 연합군사훈련을 하는 등 이 지역에서 군사력을 대폭 확장하고 있다고 중국의 한 싱크탱크가 밝혔다. 미국이 핵심 전투능력 강화를 통해 중국의 해양강국 부상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베이징대학 싱크탱크인 남중국해 전략 상황 조사팀은 최근 관련 보고서에서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지난 1월부터 11월 사이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국과 85차례 연합군사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필리핀이 최소 16차례, 태국이 9차례, 싱가포르가 6차례 참여했다.

이 보고서는 동남아 지역 국가들과 미국의 군사협력이 심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필리핀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과 함께 중국과 남중국해 영토분쟁을 벌이는 주요 당사국 중 하나다. 특히 중국과 군사적 긴장 관계가 없는 태국과 싱가포르 등이 참여한 것도 이런 경향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군의 군사훈련 형태와 규모는 다양하지만 이 훈련에는 일관된 목적이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미국은 다른 국가와 상호운용성을 강화하고 중국의 해양강국으로서의 부상을 억제하기 위해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며 “역내 안보 위협을 다루기 위해 핵심전투 능력에 대해 더 많은 훈련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싱가포르 해군은 지난 9월 24일부터 10월 10일까지 태평양 지역 괌 근해에서 열린 태평양 그리핀 훈련을 통해 해상 타격 미사일 발사 및 대잠수함 훈련을 사상 최초로 실시했다.

또 지난 3월 미국, 싱가포르, 태국이 참가한 역내 합동 군사훈련에서도 미군은 F-16C 전투기를 투입해 적군의 공중 방어 능력을 억제하고, 태국 공군의 공대지 공격 기술을 강화했다. “미국은 더 많은 나라를 남중국해 문제에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일본, 인도, 호주 등 다른 동맹국과도 훈련을 함께할 수 있도록 초청했다”고 이 보고서는 분석했다.

존 아킬리노 미 태평양 함대 사령관은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군사기지화 시도를 비판하고 “우리는 중국과 경쟁하고 있다. 미국은 아시아 동맹국과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와의 파트너십 강화는 이 지역을 더욱 안전하게 지켜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의 이런 군사협력 강화도 예기치 않은 걸림돌이 있다. 동맹국 해군 수준이 합동 훈련을 못 따라오거나, 소련제 무기가 주력인 군대와는 상호호환이 어려워서다. 동맹국 브루나이는 대함미사일 장착 군함이 별로 없어 합동 훈련이 힘들고, 베트남은 대부분의 주력 함대가 러시아 또는 구소련제이기 때문에 미국 함대와의 작전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쉽지 않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