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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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생 최대 46만명 … 합격까지 평균 2년2개월 걸려 [연중기획-청년, 미래를 묻다]

공시생 규모 얼마나 되나 / 취준생 30%, 일반직공무원 준비 / 월평균 생활비 116만원으로 조사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사실 최악의 실업률과 취직난, 과도한 ‘스펙’ 경쟁, 안정된 일자리 선호 등으로 공직사회의 문을 두드리는 청년층이 크게 늘었다는 것 이외의 정확한 통계는 나와 있지 않다. 하지만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사람)의 절반 이상은 공무원과 교사 임용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7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으로 청년층(15∼29세) 비경제활동인구 468만3000명 중 15.3%인 71만4000명은 각 분야 취업시험을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일반직공무원 시험 준비생은 30.7%이고, ‘교원임용’은 4.2%로 약 24만9200명이 공시생이었다. 여기에 고시·전문직 준비생(6.7%)까지 합치면 약 29만7000명이 공시생인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비경제활동인구 기반 공시생 추정치는 30세 이상 장수생과 직장인들, 입법·사법분야 준비생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계를 갖는다. 박사과정의 김향덕·이대중은 지난해 3월 학술지 ‘현대사회와 행정’에 발표한 논문에서 2013∼2017년 비경제활동인구 조사 평균치에 기반한 공시생 규모는 32만2000명 정도이지만 같은 기간 평균경쟁률이나 응시자로 따져보면 50만명 정도라고 밝혔다. 이를 단순 대입하면 올해 기준 공시생은 최대 46만명 정도로 예상된다.

구직자의 절반 이상이 공직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향덕·이대중이 2개월 이상 공시를 준비한 19∼34세 남녀 4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4.5%는 정년 등 직업 안정성을 꼽았다. 이어 ‘안정된 보수(연금 등)’ 21.3%, ‘청년실업 심각(구직난)’ 14.3%, ‘공정하고 투명한 채용(노스펙)’ 7.0% 순이었다.

하지만 취업에 성공한 공시생은 극소수이고 이들이 시험 준비기간 들인 시간·비용도 엄청났다. 인사혁신처와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실이 2015∼2017년 임용된 국가직 공무원 1065명을 대상으로 한 ‘(2017년 기준) 공무원 시험 준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준비부터 합격까지 평균 2년2개월이 소요됐고, 월평균 생활비는 61만9000원 정도였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올해 공시생들의 월평균 생활비는 주거비(월평균 35만2000원)와 식비(29만6000원), 학원비(20만1000원), 독서실비(9만7000원) 등 116만7000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2년 전보다 1.9배가량 더 늘어난 것이다. 인사처 관계자는 “적정 규모 이상의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것은 국가 전체적으로 큰 자원낭비”라며 “과목과 일정 조정 등 공채시험 개선과 함께 공직박람회 등으로 공직 가치 및 실태를 알리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