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사설] 北 노동당 전원회의, 현실 직시하고 벼랑끝 전술 접길

북한이 그제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열어 ‘국가 건설’과 ‘국방 건설’에 관련된 중대한 문제를 토의했다고 한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고 열린 4차 전원회의 이후 8개월여 만이다. 북한 매체는 “혁명 발전과 변화된 대내외적 정세의 요구에 맞게 국가의 전략적 지위와 국력을 강화하기 위한 투쟁 노선과 방략이 제시될 것”이라고 했다. 투쟁 노선과 방략은 ‘새로운 길’을 의미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서 공표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북한 미래를 좌우할 새로운 길의 내용이다. 북한 매체는 ‘중중첩첩 겹쌓이는 가혹한 시련과 난관’에 ‘투철한 반제 자주적 입장’으로 맞설 의지를 밝혔다. 대북 제재에 강경 노선으로 맞대응하겠다는 것으로 비쳐 걱정스럽다. 북한의 비핵화 협상 복귀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운 판국이다. 북한이 예고한 ‘성탄절 선물’은 없었지만 안심할 계제는 아니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비핵화 협상 중단과 핵보유국 지위를 선언하거나 핵무력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할 공산이 크다. 지난해 4월 전원회의에서 채택한 경제집중 노선을 폐기하고 핵무력이나 국방력 병진 노선으로 회귀할지도 모른다. 북한의 암울한 미래를 예고하는 최악의 선택지가 아닐 수 없다.

미 국방부는 김 위원장 생일인 내년 1월8일이나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생일인 2월16일 북한의 도발이 있을 것으로 보고 대응 전략을 수립했다고 한다. 미 언론은 “북한 인근에 대한 미군의 정찰비행은 전쟁을 준비하던 2017년과 유사한 수준의 활동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미 국방부가 무력 과시 옵션을 사전 승인한 데 이어 미 공군은 ICBM을 미사일로 요격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북한의 움직임을 손바닥 보듯 감시하고 있고 도발은 혹독한 대가를 부를 것이라는 엄중한 경고다.

북한은 연말 시한을 못박으며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내놓으라고 압박했지만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북한은 비핵화 외의 ‘새로운 길’은 자멸로 귀결될 것임을 유념해야 한다. 자력갱생으로 유엔 제재를 돌파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현실을 직시하고 벼랑끝 전술을 접어야 마땅하다. 북·미는 마지막까지 대화의 창을 열어 놓아야 한다. 우리 정부도 대북제재 완화만 얘기할 때가 아니다. 유비무환의 자세로 북한 강경노선 대책을 철저히 세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