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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새보수당·안철수 ‘보수 통합 주도권’ 놓고 샅바싸움

황교안 주도에 반발 기류 / 黃 “모든 자유민주세력과 손잡겠다 / 이기는 통합 플랫폼 통추위 만들 것” / 유승민 제시 ‘통합조건’ 수용할 듯 / 새보수당, ‘선명성 경쟁’ 선점 전략 / 安 “제1야당 수구·꼰대 이미지 묶여” / 최연혜 “文정권 폭주 책임… 불출마”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안철수(사진)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보수 통합 주도권을 놓고 샅바 싸움을 벌이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를 띄우려 하고 있지만 통합 대상인 새로운보수당과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선(先) 혁신’을 강조하며 맞섰다. 우리공화당과 신당을 만들고 있는 이언주·이정현 의원 등은 한국당의 통추위 추진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어 한국당의 통합 작업은 이들과의 ‘소통합’을 우선하면서 추진될 전망이다. 황 대표는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제1야당이자 자유민주세력의 뿌리 정당인 한국당이 앞장서서 통합의 물꼬를 트겠다”며 “자유민주진영 정당은 물론이고 이언주·이정현 의원 등이 추진하는 신당, 국민통합연대와 소상공인 신당 등 모든 자유민주세력과 손을 맞잡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통추위를 만들고자 한다. 통추위는 이기는 통합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7일 새보수당 유승민 의원이 통합의 조건으로 제시한 통합 3대 조건(탄핵의 강 건너자·개혁보수로 나아가자·낡은 집 허물고 새 집 짓자)을 수용하는 메시지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새보수당까지 포함한 ‘대통합’이 성사되려면 통추위의 위상이 중요하다. 새보수당은 물론 한국당 내부에서도 범보수 진영을 모두 아우르는 대통합을 이루려면 한국당 바깥에 통추위를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황 대표의 기득권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황 대표는 “통추위를 어디에 설치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앞으로 지켜봐야할 대목이다. 이언주 의원은 이날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외부 세력과 함께 하려면 통추위는 당연히 당 밖에 설치해야 한다”며 “조건 없는 통합 논의에 일단 환영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정현 의원은 “대화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황 대표는 두 의원을 비롯해 원희룡 제주지사, 유 의원에게도 통합을 위해 만나자는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가 6일 오전 대전시 서구 탄방동 한 세미나실에서 열린 제1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보수당은 ‘보수 재건’과 혁신이 우선돼야 한다며 유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보수재건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새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는 이날 대전 서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보수당의 출범은 보수의 분열·파탄이 아니라 보수의 재건·부활을 위함”이라며 “보수 전체가 살아날 방법을 매일 하나씩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당과의 선명성 경쟁으로 보수 진영의 주도권을 갖겠다는 구상이다.

2016년 2월 당시 대전에서 열린 국민의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된 뒤 연설하는 안철수 전 의원. 연합뉴스

안 전 대표도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무조건 뭉친다고 해결되는 게 아닌 만큼 혁신이 우선”이라며 “혁신 없는 제1야당(한국당)으로는 현 정권의 실정을 막을 수 없다. 야권 전반의 혁신 경쟁을 통한 새 정치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당은 가치와 이미지에서 완벽하게 열세에 처해 있다”며 “여권의 거짓과 위선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는데도 제1 야당은 수구·기득권·꼰대 이미지에 묶여 있다”고 지적했다. 이달 중순 귀국할 예정인 안 전 대표는 오는 9일 안철수계 의원들이 주최하는 ‘한국 정치 이대로 좋은가’ 정책토론회에 축하 영상 메시지를 보내 정치개혁의 구체적인 포부를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최연혜 자유한국당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21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한편 한국당 최연혜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불의하고 무능한 자들에게 정권을 빼앗겨 경제 폭망, 외교·안보 폭망을 초래하게 했다”며 “이에 무한 책임을 느끼며 21대 총선에 불출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창훈·곽은산 기자 coraz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