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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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제주도 미세먼지 못피했다

2019년 오염일수 18일… 매년 증가 / 경보 없었던 시기 6~9월 넉달 뿐 / “엘니뇨·中 스모그 악영향” 분석

‘물 맑고 공기 좋은 청정 제주도’란 말도 옛말?

지난해 제주지역 미세먼지 오염 일수가 역대 가장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제주의 맑은 하늘과 상쾌한 공기를 즐기러 제주를 찾은 관광객 중에는 예상 외의 미세먼지 공습에 마스크를 착용한 채 ‘답답한 관광’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7일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제주지역에 미세먼지(PM10) 주의보·경보가 발령된 횟수와 일수는 2015년 5차례(9일), 2016년 5차례(6일), 2017년 3차례(5일), 2018년 7차례(11일), 2019년 6차례(9일)다.

초미세먼지(PM2.5) 주의보·경보 발령 횟수는 2015년 6차례(10일), 2016년 5차례(7일), 2017년 2차례(3일), 2018년 2차례(4일), 2019년 7차례(14일)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주의보·경보가 각기 다른 날 발령되기도 하지만 같은 날 중복해서 발령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횟수와 상관없이 중복 일수를 제외하면 연중 관련 경보가 발령된 일수는 2015년 16일, 2016년 8일, 2017년 8일, 2018년 12일, 2019년 18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3월 5일에는 제주에 사상 처음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지기도 했고, 미세먼지·초미세먼지 관련 경보가 내려지지 않은 달은 6∼9월 넉 달밖에 되지 않았다.

전기차와 풍력 발전 등을 앞세워 청정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는 제주에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는 이유는 기후·지리적 이유가 크다는 분석이다. 초겨울부터 발달한 엘니뇨가 계절풍을 약하게 만들어 한반도 인근에 대기 정체 현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 중국의 겨울철 난방으로 발생한 스모그와 미세먼지도 대기에 악영향을 준다.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제주지역의 경우 타 지역보다 대기 오염물질 배출원이 적어 비교적 미세먼지 연평균 농도가 낮지만, 고농도 미세먼지가 제주를 덮칠 때는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외출 시 방역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