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한국을 모욕할 목적으로 국기를 훼손한 사람을 처벌하는 형법상 국기 모독죄에 대해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일부 재판관은 처벌 조항이 과도하게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위헌 의견을 냈다.
헌재는 7일 “형법 105조가 헌법에 어긋난다”며 김모씨가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이 조항이 합헌이라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형법 105조는 ‘대한민국을 모욕할 목적으로 국기 또는 국장을 손상, 제거 또는 오욕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씨는 2015년 4월1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주기 집회에서 경찰 버스의 유리창 사이에 끼어있던 종이 태극기를 라이터로 태웠다 국기 모독죄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진보성향 시민단체들은 “국기라는 상징물은 정부에 대한 반대나 비판 등 다양한 정치적 견해를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인데 처벌 조항이 추상적이고 포괄적이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비판했다.
유남석·이선애·이은애·이종석 재판관은 “만약 표현의 자유를 강조해 국기 훼손행위를 금지·처벌하지 않는다면 국기가 상징하는 국가의 권위와 체면이 훼손될 것”이라며 합헌 의견을 냈다.
즉, 국기를 훼손하는 모든 행위를 처벌하는 게 아니라 한국을 모욕할 목적이 있는 경우에만 처벌하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김씨도 1심에서 이 주관적인 목적이 증명되지 않아 무죄 판결을 받았다.
반면 이석태·김기영·이미선 재판관은 “국기 훼손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하는 것은 단순히 국기의 손상·제거·오욕이라는 표현의 방법을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표현의 내용을 규제하는 것”이라며 위헌 의견을 냈고, 이영진·문형배 재판관은 “국가기관이나 공무소에서 사용하는 국기는 국가 상징물로서 특별히 중요한 지위에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훼손은 처벌해야 하지만, 그 밖의 국기 훼손은 처벌하지 않는 게 타당하다”며 일부 위헌 의견이었다. 헌재의 위헌정족수는 6명이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