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극심한 교통난 해소를 위해 전국 최초로 도입한 ‘렌터카 총량제’가 잇단 소송으로 삐걱거리고 있다.
법원이 감차 대상 렌터카 운행 제한 조치에 대해 제동을 건 데 이어 업체의 ‘꼼수 증차’를 거부한 제주시의 결정도 위법이라는 판결이 나왔기 때문이다.
9일 제주지법에 따르면 자동차 대여업체인 제주스타렌탈 등 2개 업체가 제주시를 상대로 제기한 자동차 신규등록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도는 2018년 2월 28일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이하 ‘제주특별법’) 개정에 따라 렌터카 수급조절 권한을 중앙정부에서 이양받아 렌터카 총량제를 단행했다.
하지만 도는 같은 해 3월 20일 개정된 제주특별법이 공포된 뒤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9월 21일 ‘제주특별자치도 자동차 대여사업 수급조절 계획’(렌터카 총량제)을 세워 렌터카 수급조절에 나서야 했지만 렌터카 총량제를 시행하기도 전에 내부지침을 만들어 렌터카 수급조절에 나선 것이다.
제주스타렌탈 등은 국회에서 렌터카 총량제의 근거가 되는 제주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되자 일주일 뒤 렌터카 161대 증차를 신청했고 제주시는 같은 해 4월 이 중 대부분의 증차를 거부했다.
제주도와 제주시 측은 당시 “제주의 렌터카 등록 대수가 2013년 1만6000여대에서 2017년 3만2000여대로 4년 만에 두 배로 늘었다”며 “다른 시도에 주사무소를 둔 렌터카 업체가 도내에 렌터카를 대량 유입하면서 교통체증과 주차난, 편법 영업 등 각종 문제를 야기하고 있어 더는 렌터카 수급조절을 늦출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제주특별법 개정안 통과 이후 도가 내부지침을 만들어 렌터카 총량제를 시행하기까지 열흘 남짓한 기간 렌터카 업체들이 제주에 신청한 렌터카 신규등록·증차 물량은 4000여 대에 달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렌터카 총량제가 시행되기 전에 제주도의 요청으로 렌터카 증차를 거부한 것은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제주시는 구(옛) 도시교통정비 촉진법을 통해 렌터카 수급조절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 촉진법은 이미 등록된 자동차를 전제로 시행하는 것으로 신규 렌터카 등록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제주지역 렌터카 운행 대수를 규제하는 렌터카 총량제가 법원 판결로 거듭 위기를 맞고 있다.
제주스타렌탈 등은 행정소송 외에도 제주시의 자동차 신규등록 거부처분 취소 결정으로 큰 손해를 봤다며 서울남부지법에 30억원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판결이 해당 소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롯데렌탈과 SK네트웍스 등 5개 업체는 렌터카 총량제와 관련해 제주도를 상대로 ‘차량운행제한 공고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도가 법원 결정에 불복해 항고했지만 지난 7월 기각 결정되면서 본안소송 판결을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