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미국 최대 지상파 방송사 ‘싱클레어 방송그룹’과 합작회사를 출범하고 미국 차세대 방송표준인 ATSC 3.0 방송 장비 시장 공략에 나선다. LG유플러스는 구글과 AR(증강현실) 콘텐츠 부문에서 손을 잡았다.
SK텔레콤은 싱클레어와 최근 합작회사 ‘캐스트닷에라’를 출범하고 이달 초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사무소를 열었다고 12일 밝혔다. 합작회사 대표 겸 COO(최고운영책임자)는 싱클레어 케빈 베이지, CTO(최고기술책임자)는 SK텔레콤 박경모 박사가 맡기로 했다. 합작회사는 내년 상반기 중 미국 최초 통신·방송 기반의 고화질 방송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싱클레어가 보유한 전미 방송국 30여곳에 ATSC 3.0 장비를 공급할 예정이다. ATSC 3.0 방송은 기존 방송보다 빠른 속도로 고화질 영상을 전송한다. 국내에서는 2017년 ‘UHD 방송’으로 상용화됐다.
양사는 또 SK텔레콤의 통신 기술과 싱클레어의 방송 인프라를 결합해 미국 방송시장에서 방송용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고, 초저지연 OTT(온라인동영상 서비스), 개인 맞춤형 광고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합작회사는 시청자 빅데이터 수집, 분석을 통해 실제 방송에 개인 맞춤형 광고도 도입할 계획이다. 양사는 올해 상반기 내 제주 테크노파크에 5G-ATSC 3.0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워싱턴D.C.에 위치한 싱클레어 방송국에도 5G-ATSC 3.0 솔루션을 시범 적용할 예정이다.
양사는 7~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기간 SK텔레콤 부스에 설치된 차량용 콕핏에서 미국 최초로 ATSC 3.0 멀티뷰 중계에 성공했다. 싱클레어의 테니스 채널 2개가 한 화면에서 동시에 중계됐으며,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싱클레어 방송국의 ATSC 3.0 송출 타워가 이를 지원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CES에서 구글과 AR 콘텐츠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공식 합의했다고 이날 밝혔다. 양사는 AR콘텐츠 활성화를 위해 공동으로 출자하는 AR콘텐츠 펀드를 즉시 조성하고, AR콘텐츠의 공동 제작 및 글로벌 공급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제휴는 양사가 지난해 VR(가상현실) 콘텐츠를 공동 제작하고 투자한 경험을 AR 분야로 확장한 것이다.
LG유플러스는 공동 제작한 3D AR 콘텐츠를 유플러스 플랫폼을 통해 한곳에서 모아 볼 수 있게 고객에게 제공하고, 구글은 검색 엔진을 통해 전 세계 통신사와 단말 제조사에 해당 콘텐츠를 서비스할 계획이다. 구글 검색이 제공하기 어려운 애니메이션 동작과 효과음 등은 LG유플러스가 구글 대신 제공해 서비스에 차별성을 두게 된다.
LG유플러스는 5G 혁신형 콘텐츠 제작·수급과 유무선 융복합 기술 개발에 향후 5년간 2조6000억원을 투자하고 AR·VR 기반의 실감형 콘텐츠를 모바일뿐 아니라 TV 플랫폼으로 확장해 유선 고객에게도 5G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