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 현상’이 대중문화를 넘어 학술 연구 대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영국 런던 외곽 킹스턴대에서 지난 4∼5일(현지시간) ‘방탄소년단: 글로벌 학제 간 콘퍼런스 프로젝트’(BTS: A Global Interdisciplinary Conference Project)의 이름으로 학회가 열렸다. 간간이 BTS 현상을 주제로 논문이나 모임이 열렸으나, 대규모 국제 콘퍼런스가 열린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콘퍼런스에서는 30여개국에서 온 연극, 영화 관련 학자 등 140명이 발표했다. 대부분 BTS 팬클럽 ‘아미’ 회원들이다. 발표에 참여하는 연령대도 학부생부터 대학교수까지 다양했다. 참여자들은 BTS의 음악과 영상 등 관련 콘텐츠를 다양한 학문적 관점에서 분석했다. 아울러 팬덤 문화, 마케팅, 공공외교, 젠더 등 다채로운 프리즘으로 BTS 현상을 들여다봤다. 제출한 논문 저자에는 노장사상을 통한 BTS 메시지 해석, 성공회 사제, 무슬림 아미들도 참여한 독창적인 발표가 적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신경질적인 10대 소녀들이 아니다. 학자들보다 박식할 때가 많다”면서 “BTS를 매개로 해서 폭넓은 문화 학술 전문가들이 모일 수 있었던 것은 BTS가 변화하는 세계 사회를 대변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참석자들은 경력, 사회적 지위, 국적, 분야 등에 상관없이 정서적으로도 격의 없는 교감을 나눴다. 서구사회에서 BTS 팬이기 때문에 겪었던 차별과 편견 등에 공감하며 서로 위로하기도 했다.
학회가 끝날 무렵에도 누군가가 BTS 뮤직비디오를 틀자 참석자들은 흥겹게 노래와 춤을 따라하며 화기애애하게 행사를 마무리했다.
세종대 이지영 교수는 “다들 잠을 자는 시간을 줄여 발표를 하나라도 더 들으려 했다. 아카데믹 아미들의 축제였다”고 현장의 열기를 전했다. 그는 향후 창조적 협업도 가능할 것 같다며 “세계 곳곳 대학에서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모여 한 주제를 갖고 자유롭게 발표한 이 콘퍼런스에서 학제 간 융합 연구 가능성을 봤다”고 강조했다. BTS와 팬클럽 아미를 다루는 온라인 학술 저널도 곧 선보인다. 오는 3월부터 논문을 받기 시작해 가을쯤 첫 호가 공개될 예정이다. 이 교수는 “콘퍼런스와 저널도 아이디어를 나누고 발전할 안전한 공간을 만든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