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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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침체·살인물가… 올해도 유통경기 최악 국면

‘2020년 1분기 경기전망지수’ 기준치 이하인 88로 집계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농산물을 고르고 있다. 뉴시스

올 해도 유통경기가 심상치 않다.

 

내수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각종 물가까지 치솟으면서 소비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올 1분기부터 소매유통업에 대한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1일 소매유통업체 1000개사를 대상으로 ‘2020년 1분기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전분기 대비 3포인트 하락한 88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경기전망이 기준치 100을 웃돌면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백화점, 마트 등 소매유통업의 경기전망이 기준치(100)에 못 미치는 수치가 19분기 연속 이어지며 성장 정체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업종 별로는 백화점이 전분기(103) 대비 10포인트 떨어진 93으로 조사돼 낙폭이 가장 컸다. 올겨울 상대적으로 따뜻한 날씨와 소비 부진이 겹치면서 패션 분야 약세가 두드러졌다고 상의는 설명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업계도 각각 전분기보다 1포인트, 3포인트씩 하락해 80, 75를 기록했다. 

 

대형마트는 전자상거래 확대로 고전을 이어가고 있으며 편의점은 야외활동이 줄어드는 겨울철 비수기라는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온라인쇼핑과 홈쇼핑은 전분기와 같은 105를 기록해 40분기 연속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향후 전망은 더욱 안좋다.

 

소매유통업 1분기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은 37%에 달해 전분기(28%)보다 크게 늘었다. 이어 ‘변화가 없을 것’이란 응답은 54%, ‘호전될 것’이란 응답은 9%였다.

 

강석구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유통업계 전반적인 어려움은 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경제 상황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소비침체는 지출이 많은 설 명절 선물세트 시장에서도 잘나타난다.

 

백화점들은 보통 ‘명절 특수’에는 두자릿수 신장을 보이나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3.5%가량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설 선물세트 매출이 3.0% 신장하는데 그쳤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해마다 명절특수 라는 말이 무색해지고 있다”며 “일부 백화점은 역신장 하는 등 전반적으로 판매실적이 안좋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우한 폐렴’이 확산되면 국내 내수시장은 더욱 치명타를 입을 것이다”고 우려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