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앞두고 익명의 기부 천사가 6년째 선행을 이어갔다.
21일 부산 남구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4시 용호4동 행정복지센터로 50대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방문, 현금 1000만원이 든 봉투를 민원대에 내려놓으며 담당 공무원에게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고 말한 뒤 사라졌다.
이 남성은 2015년부터 매년 이맘때쯤 익명의 기부를 이어나가고 있다. 자신의 신분을 한사코 밝히지 않으며 매번 거금이 든 봉투만 남기고 떠났다.
행정복지센터 한 관계자는 “기부자가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용호동에서 보낸 인연 때문에 이곳에 돈을 기부하는 것으로 안다”며 “기부자가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돈을 써달라는 뜻을 밝혔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에도 1000만원이 두고 가는 등 6년간 4800만원을 기부했다.
올해 편지 봉투에는 ‘2019년 정년퇴직을 해서 2020년도에는 지원이 어렵겠네요”라며 “이해 바라며 형편이 되면 내년에 뵙지요”라는 문구를 남겼다.
남구는 기부자 뜻에 따라 용호동 4개 동에 기부금을 각 250만원씩 배분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