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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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EU와 합의 못하면 유럽산 자동차 고율 관세 부과"

므누신 "미·중 2단계 협상에서 모든 관세 철폐 불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럽연합(EU)과의 무역 협상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유럽산 수입 자동차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스위스 세계경제포험(WEF·다보스 포럼)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다보스에서 열린 파키스탄과 정상회담에서 미국 정부가 예고한 대로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25%의 관세 부과 방침을 강력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워싱턴 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1단계 무역 합의 서명과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비준 등에 성공한 뒤 보호주의를 내세운 무역 전쟁의 대상으로 유럽연합을 겨냥하고 있다고 WP가 전했다. 다보스 포럼에 참석 중인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월스트리트 저널(WSJ)과 인터뷰에서 “프랑스가 디지털세를 보류한 것은 갈등 해결의 시작이고, 영국과 이탈리아도 디지털세 도입 계획을 멈추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하는 관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 국가들은 구글, 애플, 아마존 등 미국의 정보·기술업체에 디지털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고, 프랑스는 최근 자국 내 매출의 3%를 디지털세로 부과하려던 논의를 1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EU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고, 그들이 공정하다면 우리는 문제가 없을 것이며 EU와 무역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그들(EU)이 공정한 합의를 하지 않으면 내가 관세를 부과하리라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미국은 외국산 수입 제품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하면 긴급하게 수입을 제한하거나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내용이 담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일본, EU, 한국산 자동차와 부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WSJ과 인터뷰에서 미·중 2단계 무역 협상이 기존 관세를 모두 없애는 빅뱅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신문이 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2단계 협상을 타결하면 관세를 즉시 제거하겠다고 밝힌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는 배치된다. 므누신 장관은 “우리가 2단계 협상을 하면서 일부 관세가 없어질 수 있으나 관세 철폐가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사진=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