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2호이자 20대 청년주자로 나선 원종건(27)씨에 대한 ‘미투(나도 당했다)’ 논란이 28일 온라인을 중심으로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당에서는 “사실 관계 확인중”이라고 말을 아꼈고, 원씨 본인은 외부 연락은 일절 받지 않고 있다.
민주당 2호 영입 인재인 원씨는 14년 전 시각장애인 어머니와의 이야기로 방송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민주당 취약 지지기반인 이른바 ‘이남자(20대 남자)’라는 점에서도 주목 받았다. 지난 23일에는 영입 인사 가운데 처음으로 지역구 출마를 선언을 하면서 패기 넘치는 면모를 과시했다.
문제는 지난 27일, 원씨의 과거 여자친구라고 자신을 소개한 A씨가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 확산되면서다. A씨는 원씨와 교제하던 중 데이트 폭력을 당했다는 글을 올렸다. A씨는 뒷받침할 증거로 폭행 피해 사진, 카카오톡 대화 캡처 등을 제시했다.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이지만 증거와 함께 구체적으로 논리를 펼치고 있어 신빙성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해당 글은 카카오톡 등 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졌다.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는 원씨 영입을 재검토하라는 글이 수백건 올라왔다. 민주당은 사실관계 확인에 나서며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당 관계자는 “본인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데 아직 연락이 없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성일종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만약 (폭로한) 내용들이 모두사실이라면 원씨는 여성을 성 노리개로밖에는 여기지 않는 파렴치한”이라며 “민주당은 즉각 원씨 영입을 철회하고 대한민국 여성들에게 석고대죄하라”고 밝혔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극도로 미투 사건 등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미투가 터졌을 때는 당시 추미애 대표 중심으로 즉각 사과 및 당사자 출당과 제명 조치를 취했다. 미투 사건에 휘말린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해서도 당시 추 대표는 복당을 불허해 단호한 자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반면 이번에는 대처가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씨가 인재영입 2호로 발표된 뒤 구글 등에는 연관 검색어로 ‘원종건 미투‘ 등이 떠올랐고, 여러 방면으로 원씨의 사생활 문제가 거론된다는 제보가 들어갔다. 그럼에도 원씨를 안고 간 것에 대해 당 일각에서는 “결국 터질 게 터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일보는 당사자인 원씨의 설명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