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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회, 브렉시트 승인에도 '노 딜' 우려 여전…영국 31일부터 EU 탈퇴

연말까지 전환기간 협상 타결 쉽지 않을 듯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미지. 세계일보 자료사진

 

유럽연합(EU)의 입법부인 유럽의회가 29일(현지시각)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최종 승인했다. 이로써 영국은 EU를 탈퇴하는 첫 회원국이 됐으나 올해 말 타결을 목표로 진행될 전환기간 협정이 남아 있어 당분간은 EU에 그대로 ‘체류’할 예정이다. 

 

영국 로이터 통신과 공영 BBC 방송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럽의회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본회의 표결을 통해 브렉시트 협정을 찬성 621표, 반대 49표, 기권 13표로 처리했다.

 

앞서 영국 의회는 영국과 EU 간 탈퇴협정 이행을 위한 내부 법안을 통과시켰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재가도 먼저 마쳤다.

 

표결을 마친 유럽의회 의원들은 스코틀랜드의 민요 ‘올드 랭 사인’(Auld Lang Syne·석별의 정)을 부르며 브렉시트를 기념했고, 영국 측 유럽의회 의원들 몇몇은 영국이 언젠가 EU로 돌아오길 바란다는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영국은 결코 멀리 있지 않을 것”이라는 작별의 변을 남겼다.

 

이에 영국은 오는 31일 오후 11시(그리니치 표준시·GMT 기준)를 기해 EU를 떠난다.

 

브렉시트가 완료되면 유럽의회에서 영국에 할당된 의석 73석은 사라지는데, 이 중 27석은 다른 EU 회원국 출신 의원들로 충당될 예정이다.

 

영국의 EU 탈퇴는 2016년 6월 집권 보수당 소속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총리가 주도한 국민투표에서 통과횐 뒤 약 3년 7개월 만에 서류 상으로는 완성된다.

 

앞서 영국은 EU의 전신 유럽경제공동체(EEC)에 1973년 합류한 뒤 줄곧 회원 자격을 유지해 왔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미지. 세계일보 자료사진

 

다만 브렉시트가 실현돼도 당장의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영국과 EU는 오는 12월31일까지 전환기간에 대한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만큼 현재의 마스트리흐트 조약에 근거한 단일시장에 남아 관세동맹 등의 협약을 그대로 이행해야 한다.

 

전환 기간 영국과 EU는 FTA(자유무역협정)를 비롯한 안보와 이민, 교통 등을 총망라한 미래관계 두고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전환기간의 연장 없는 신속한 합의를 할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일부 EU 지도부 인사는 단기간 내 협상 타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바라본다. 따라서 필요하면 전환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의 검토도 불가피할 수 있단 입장을 내비치는 중이다.

 

이에 일각에선 연말까지 양측이 합의에 이루지 못하고 협상이 결렬돼 전환기 연장이 무산되고, 영국은 내년 1월 최종적으로 어떤 합의도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양측 간 관세 및 무역 장벽이 발생해 심각한 정치 및 경제적 갈등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울한 예측도 나온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