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하명수사 및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와 기소를 놓고 울산 전현직 시장이 상반된 평가를 내놓으며 각을 세웠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송철호 울산시장은 “검찰이 정치적 목적으로 왜곡·짜맞추기 수사를 했고, 무리한 기소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송 시장에게 패한 김기현 전 울산시장은 “희대의 권력형 부정사건을 검찰이 더 강도 높게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철호 “윤석열 검찰의 정치 행위에서 비롯된 무리한 수사”
문재인 대통령과 친형제처럼 각별한 사이로 알려진 송 시장은 30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은 윤석열 검찰의 정치행위에서 비롯된 무리한 기소”라며 “독점적인 수사권과 기소권을 무기 삼아 비올 때까지 제사를 지내는 ‘인디언 기우제’ 방식의 무리한 수사로 무엇을 밝혀냈냐”고 검찰을 비판했다.
그는 “두 번째 소환조사가 예정된 지난 29일 검찰이 경우 없이 기소를 발표했다”며 “이는 처음부터 검찰 수사가 객관적 사실관계를 쫓은 것이 아니라 정치적 목적에 의해 결론을 내려놓고 무리하게 짜맞추기 수사를 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송 시장이 2017년 9월 황운하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에게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수사를 청탁하고, 같은 해 10월 청와대 장모 행정관을 만나 산재모병원의 예비타당성 조사 발표를 연기해달라고 부탁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에 대해 송 시장은 “검찰이 밝힌 혐의 내용은 정말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그는 “황(운하) 청장이 울산 부임 후 인사차 식사제안을 해 만난 것인데 처음 만난 사이에 어떻게 음모적이고 비밀스러운 청탁을 할 수 있냐”며 “당시 일개 변호사였던 (내) 처지에 그런 것(수사청탁)은 상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송 시장은 “검찰은 무너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초심으로 돌아가 ‘김기현 측근 비리’와 ‘고래고기 환부사건‘부터 재수사해 왜곡된 ‘울산 사건’의 진의를 바로 잡아야 할 것”이라며 “검찰이 여의치 않으면 ‘특검’을 해서라도 실추된 울산의 명예를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현 “문 대통령 30년 친구 당선시키려는 공작 배후에 엄청난 몸통 있을 것”
이날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연 김 전 시장은 “이번 사건은 청와대 일부 비서관과 송 시장, 황운하 당시 울산경찰청장 등 몇몇 하수인들의 범죄만으로 종결될 수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30년 친구를 당선시키기 위한 이 공작의 배후에는 분명 엄청난 몸통이 있다는 사실을 삼척동자도 짐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 시장에게 즉각 사퇴를 요구한 그는 “적어도 기본 양식이 있는 광역시장이라면 터무니없는 변명과 여론호도를 일삼을 것이 아니라 책임 있는 행정수장으로서 시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즉각 사퇴해 울산시정의 파행을 중단시킬 의무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송 시장처럼 특검 수사를 거론했다. 김 전 시장은 “만약 검찰이 청와대와 법무부의 노골적이고 뻔뻔한 수사개입과 방해로 수사를 못하게 된다면 ‘특검’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며 “이번 검찰의 기소는 수사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