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美 대선 풍향계… 민주당 경선에 결정적 역할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는 / 15%룰 변수… 1, 2위 후보 바뀔 수도 / ‘무명’ 카터 1위 돌풍 백악관 입성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의 출발을 알리는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는 대선 풍향계로서 전체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초반 돌풍을 통해 대권에 바짝 다가설 수 있다는 점에서 최대 승부처 중 하나로 꼽힌다.

양당의 대통령 후보를 뽑기 위한 대의원을 선출하는 코커스는 3일 오후 7시(한국시간 4일 오전 10시)에 시작해 이변이 없는 한 2∼3시간 내에 결과가 나온다.

코커스는 각 후보들의 정견 발표로 시작된다. 공화당은 지지 후보의 이름을 적어내는 것으로 투표 절차가 끝나고, 득표율만큼 대의원이 분배된다. 민주당은 당원들이 모여서 토론을 거친 뒤 지지하는 후보의 팻말 뒤에 선다. 그날 모인 유권자의 15% 이상 지지를 받지 못한 후보는 탈락하고, 그를 지지한 유권자는 새 후보를 선택할 수 있다. 추가 선택에 내몰린 당원들이 ‘캐스팅 보트’를 행사해 1, 2위 후보가 뒤바뀌기도 한다.

아이오와 코커스는 민주당에 더 중요했다. 아이오와주에서 처음으로 민주당 코커스가 열린 1972년 이래 1위를 한 10명 중 7명이 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1976년 민주당 경선에서 무명의 지미 카터 후보는 아이오와에서 승리하는 이변을 연출한 뒤 뉴햄프셔주에서 연승하면서 당 대선후보를 꿰찼고, 결국 백악관에 입성했다. 2008년 버락 오바마 후보도 아이오와에서 ‘대세’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누르면서 대권의 발판을 구축했다.

인구가 316만명에 불과한 아이오와주는 옥수수 생산이 주력 산업인 중부의 시골이지만 4년마다 돌아오는 대선 때마다 미국의 이목이 집중된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노리는 올해는 공화당 입장에서 대선후보가 이미 정해진 만큼 아이오와에 큰 의미를 부여하긴 힘들다.

 

디모인=정재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