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5%를 기록해 13개월 만에 1%대를 회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영향은 2월 물가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 올랐다. 이 상승률은 2018년 11월(2.0%) 이후 14개월 만에 최고치이며, 같은 해 12월(1.3%) 이후 13개월 만에 1%를 넘어선 것이다.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 상승이 소비자물가 상승을 이끈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품목 성질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이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했다. 농산물 중에서 채소류가 15.8% 급등했다. 축산물은 설 연휴를 맞아 쇠고기 가격이 오르면서 3.4% 상승했고, 수산물은 6.0% 올랐다.
공업 제품은 2.3% 올랐으며, 이 가운데 석유류가 12.4% 상승해 전체 물가를 0.49%포인트 끌어올렸다. 집세(-0.2%)와 공공서비스(-0.5%)는 하락했다. 집세는 지난해 5월부터 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해는 농산물 기저효과와 무상교육·건강보험 보장 정책 효과로 0%대 물가가 지속됐다”며 “올해 들어 농산물 기저효과가 끝나고 작황 악화로 채소류 등 농산물 가격이 상승한 데다 석유류 가격도 오르면서 전체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우한 폐렴이 지난달 20일 이후 본격화한 만큼 그 영향은 다음달 지표에 본격 반영될 전망이다. 안 심의관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는 물가에 두드러진 영향이 관측되지 않았고,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는 전체 물가보다 레포츠·놀이시설 이용료 등 일부 품목에 영향이 있었으며 한 분기 정도 하락했다가 사태 종료 후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최근 우한 폐렴의 영향으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마스크를 올해부터 소비자물가 예비조사 품목으로 선정하고, 지난달부터 조사 중이다. 마스크 물가가 공식적으로 공표되는 시점은 내년 말이 될 전망이다.
세종=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