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통합 총론에 합의한 중도·보수 정당들이 창당 수순을 본격화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신당 창당 전 보수·중도세력의 대통합을 위한 물밑 접촉에 나섰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고향 출마를 고수하는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에게 “내일까지 답변을 기다리겠다”며 험지 출마를 호소했다.
황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전날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의 신설합당 제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환영한다“며 “신설합당은 통준위(통합신당준비위원회)를 통해 추진하고 있지만 조속한 시일 내에 정당 간 협의도 마무리해 최종 결론을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13일 전국상임위원회의를 열어 신설합당을 추진할 수임기관을 최고위원회에 위임한다는 내용 등을 의결한다. 수임기관에 참여할 실무자로는 김상훈·송언석 의원이 내정됐다.
새보수당도 이날 대표단 회의를 거쳐 수임기관에 참여할 인사를 결정할 방침이다. 정운천 의원과 1∼2명의 의원이 추가로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언주 의원이 주도하고 있는 미래를 향한 전진 4.0(전진당)도 수임기관에 참여할 실무자를 조만간 결정한다. 무소속 이정현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종로 출마 포기를 선언했다. 통준위는 이날 회의를 열어 ‘대통합신당’을 통합신당의 잠정 당명으로 의결했다.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동의하면 공식 당명으로 확정된다.
한국당 공관위는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에게 “소의를 버리고 대의를 추구하기 위해 모두 동참해야 한다”며 험지 출마를 촉구했다. 홍 전 대표는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을, 김 전 지사는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출마를 고수하고 있다. 종로 출마로 명분을 축적한 황 대표도 개혁 공천의 공간을 넓히기 위해 당 대표급 주자들의 희생을 압박하고 있다. 공관위는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와 의사 출신의 송한섭 전 검사를 영입, 서울 지역구에 전략공천하겠다고 발표했다. 공관위는 또 지난주 이뤄진 현역 의원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지지정당 없음’ 응답을 유도한 김재원 의원에게 경고 조치를 의결했다.
한국당은 통준위에 참가하지 않은 일부 ‘태극기 세력’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서도 구애하고 있다. 한국당 핵심관계자는 “유 의원과 면담한 후 안 전 대표도 만날 것”이라며 “신당 창당 전까지 최선을 다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황 대표는 최근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와 최근 조 대표와 결별한 홍문종 의원을 만나며 통합신당 참여를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새보수당과의 통합에 반대해온 우리공화당은 이날 공식적으로 통준위 참여를 거부했다. 조 대표는 “유 의원과 통합하는 한국당과는 통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종로 출마를 선언한 황 대표는 지난달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