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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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다음 타깃은 EU"… 나토엔 방위비 분담금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유럽은 우리를 매우 나쁘게 대해왔다”며 다음 무역협상 대상으로 유럽을 지목했다. 한국, 중국 등과 무역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화살이 이번에는 유럽을 향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비즈니스 회의에서 “많은 국가와 동맹국이 미국을 이용해왔다”고 비판하며 유럽을 겨냥했다. 이날 회의에는 전국 주지사들도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유럽)은 그것(무역협상)을 해야 한다. 왜냐하면 지난 10∼12년 넘게 유럽과(의 무역에서 미국이) 엄청난 적자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들은 믿을 수 없는 장벽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중국, 일본과 무역협상을 진행한 것을 거론하며 “나는 전 세계와 한 번에 (협상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시작할 것”이라고 유럽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NATO)를 향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솔직히 나토가 미국을 나쁘게 대한다”며 “(나 덕분에) 나토가 1300억달러를 더 벌었다”고 자신의 지속적인 요구와 압박으로 나토 회원국들이 방위비를 증액한 것을 거론했다. 나토는 서유럽과 미국이 맺은 북대서양 조약에 바탕을 둔 지역적 집단 안전보장 기구로, 군사·경제적 원조를 골자로 한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 외에 동유럽까지 유럽 국가 대다수가 나토 회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에서 나의 가장 큰 팬은 나토의 수장인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라며 “그와의 첫 만남에서 (나토 방위비를) 1300억달러를 증액했고 두 번째 만남에서 4000억달러를 걷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나토 회원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적게 낸다고 불만을 표하자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2024년까지 나토 동맹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예고했다. 각 회원국의 국방지출을 합하면 총 4000억달러 정도가 걷힐 것으로 추산된다.

 

프랑스가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 등 자국 인터넷 대기업에 ‘디지털세’를 걷겠다고 한 것과 유럽산 자동차 수입 등을 놓고 갈등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디지털세를 두고 양측이 향후 1년간 관세 보복을 하지 않기로 ‘휴전’을 결정한 지 한 달 만에 다시 무역 문제를 꺼내들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