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사태로 올해 1분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8%p에서 최대 1.7%p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모건스탠리는 11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그동안 무역 분쟁에 짓눌려 있던 세계 경제가 반등 신호를 나타내던 시점에 우한 폐렴의 창궐에 따른 또 다른 혼란에 직면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 회사는 “가장 큰 우려는 공급망의 붕괴”라면서 “이번 우한 폐렴 사태로 중국 내 생산 설비 가동이 중단됐고, 그 여파로 세계 다른 지역의 공급망에도 위기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는 가능한 시나리오 세 가지를 들었다. 이 회사는 “우선 중국 내 생산이 이달 10일을 기점으로 빠르게 재개될 경우, 이번 사태가 올해 1분기 세계 GDP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0.15∼0.30%p 수준일 것”이라며 “이 경우 한국의 GDP 성장률은 0.8∼1.1%p 하락하고,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중국 내 생산이 점진적으로 재개될 경우, 이주 노동자들은 직장으로 복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운송 물류 정상화에도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이 경우 1분기 세계 GDP 성장률은 0.35∼0.50%p, 한국의 GDP 성장률은 1.1∼1.4%p 하락할 수 있다”면서 “한은은 역시 기준금리를 0.25%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는 마지막 시나리오로 “만일 우한 폐렴이 오는 4월 정점에 달하면서 중국의 생산 중단사태가 연장될 경우, 이번 사태가 글로벌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회사는 “이 경우 1분기 세계 GDP 성장률은 0.50∼0.75%p, 한국의 GDP 성장률은 1.4∼1.7%p 떨어지고 한은은 기준금리를 0.50%p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모건스탠리는 “세계 경제 회복 추세는 완전히 중단된 게 아니라 다소 지연된 것뿐”이라며 “중국의 생산 활동 재개 여부 및 지방정부와 기업 등의 발표를 지속해서 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