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새 시즌을 준비하는 선수들의 마음가짐은 늘 다부지다. 하지만 남들 이상의 더 ‘큰 꿈’을 꾸고 있다면 그들이 다가올 시즌에 대비하는 자세는 더더욱 그렇다. 프로야구에 해외진출이라는 포부를 안고 2020시즌을 준비하는 양현종(32·KIA)과 김재환(32·두산), 김하성(25·키움)의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KBO리그의 대표 에이스인 양현종은 올해가 지나면 다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4년 전 첫 FA 때 팀 잔류를 선택하는 결단을 내렸지만 이번 만큼은 메이저리그라는 큰 무대에 도전한다. 이를 위한 첫 단계로 19일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에서 실시 중인 구단 스프링캠프 첫 불펜 피칭을 하며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특히 양현종은 2014년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렸지만 홍보 부족 등 현실적인 여건 탓에 기대 이상의 몸값을 부르는 팀이 나오지 않아 꿈을 접었다. 그래서 올 시즌 활약에 따라 빅리거가 되는 꿈의 실현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자신의 첫 불펜 피칭을 류현진이 속한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부사장과 스카우트팀장이 찾아와 살펴보기도 했다. 여기에 일본 구단들로 양현종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양현종은 이번 시즌 팀 주장에 선임돼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까지 맡아 책임감이 더하다. 개인적인 목표와 팀을 모두 생각해야 하는 힘든 한 해가 될 전망이지만 “내가 가진 모든 짐을 이겨내겠다”고 당당히 밝혔다.
지난해 말 깜작 포스팅 도전으로 빅리그 문을 두드렸던 김재환도 올해 재도전에 나선다. 지난해는 공인구 적응실패로 성적이 떨어진 가운데 급작스럽게 메이저리그에 도전했지만 올해는 개인 성적을 끌어올려 자신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들어 재도전하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지난해 무너졌던 스윙폼을 되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12월 골든글러브 시상식장에서 구단으로부터 포스팅신청에 대한 허락을 받았다고 밝혀 눈길을 끈 김하성의 도전도 관심을 끈다. 2014년 프로데뷔 이래 지난해 타율 307에 리그 득점 1위(112점)에 오르는 등 홈런이 감소한 것을 빼면 ‘커리어 하이’급 활약을 펼쳤다. 바뀐 공인구의 영향을 고려하면 훌륭한 성적이다. 하지만 큰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여기서 한 번 더 성장해야 한다는 점을 잘 안다. 그래서 김하성은 대만 스프링캠프에 임하면서 근육량을 늘려 체중을 3㎏ 정도 증가했다. 강정호에 이어 팀 내 두 번째 내야수로 포스팅을 통해 빅리그에 진출하겠다는 각오인 그는 “그저 그런 성적으로는 해외무대에 도전하지 않겠다”며 올 시즌을 벼르고 있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