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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삼전 등 11곳”…하청 사망자 비중 높은 사업장 명단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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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박영만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이 2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원.하청 산업재해 통합관리제 대상 사업장 공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제조업·철도운송업·도시철도 운송업의 대형 사업장 중 하청업체의 사망사고 비중이 높은 원청업체 11곳의 명단이 공개됐다. 11곳에서 발생한 산재 사고사망자 총 17명 중 16명이 하청 소속이었다. 정부는 이같은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해 향후 공개 범위를 늘리고, 원청의 산재보험료에 하청의 산재 사고를 반영하도록 ‘개별실적요율제’를 개편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2018년 집계 기준 원·하청 통합 사고사망만인율이 원청보다 높은 사업장 11곳을 20일 발표했다.  원·하청 산재 통합관리제(산업안전보건법 제10조 2항)에 따라 정부는 하청의 사고가 많은 제조업·철도운송업·도시철도운송업 10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사고사망만인율을 조사해 공표해야 한다. 사고사망만인율은 근로자 1만명 당 사고사망자 수를 말한다. 원청보다 원·하청 통합 사고사망만인율이 높을 땐 하청 노동자가 더 많은 유해·위험요인에 노출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명단에서 하청 노동자 사고사망만인율이 가장 높은 사업장은 고려아연 온산제련소(15.072명)였다. 삼성디스플레이 천안사업장(8.977명), 에쓰오일(5.244명), 르노 삼성자동차(4.843명)가 뒤를 이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3.231명), 한국철도공사(2.823명), 삼성전자 기흥공장(2.536명), LG디스플레이(0.901명), 포스코 광양제철소(0.862명), 현대제철(0.857명), 대우조선해양(0.501명)도 명단에 포함됐다.

 

공표된 11곳 중 한국철도공사를 제외한 10곳은 원청 사고사망만인율이 0이었다. 원청 소속 사망자는 단 한 명도 없고, 하청에서만 사고사망이 발생했다는 뜻이다. 사고사망만인율은 원·하청 전체가 0.961명, 하청은 1,893명, 원청은 0.108명이었다.

 

사고사망자는 총 17명으로 이 중 16명이 하청업체에서 나왔다. 사고 유형은 질식 7명, 추락과 끼임이 각 4명이었다. 사망사고 발생 하청 12곳 중 7곳(58.3%)은 업체 규모가 50인 미만이었다. 산재 위험이 하청, 그중에서도 영세업체에 집중돼 있다는 얘기다.

 

고용부는 공표 조사 대상을 2020년부터 500인 이상 사업장, 2022년부터 ‘전기업’(태안발전소 등 발전업 포함)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원청이 자율적으로 하청 산재 사고 예방 노력을 기울이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또 하청의 산재 사고를 원청의 산재보험료 책정에 반영하는 개별실적요율제 개편안이 올해 안에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해 3월 국회에선 해당 내용을 담은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 징수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위에서 논의가 막힌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부는 이 밖에 도급인에게 모든 관계 수급인 노동자에 대한 안전·보건책임을 부여한 이른바 ‘김용균법’(개정 산안법)이 지난달 16일부터 시행된 만큼, 가이드라인 보급 등을 통해 빠른 현장안착을 지원할 예정이다. 박영만 고용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건설현장에서 만난 한 최고경영자가 ‘안전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고, 일을 위한 안전인지 안전을 위한 일인지가 구분이 안 될 정도가 돼야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원·하청 노사가 현장의 패러다임을 안전중심을 전환하는 데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