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img.segye.com/content/image/2020/02/20/20200220517997.jpg)
“저희끼리 어떤 상을 받을지 내기를 했는데 송강호 선배님과 저는 작품상을 꼽았어요. 터무니없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현지의 영화인과 비평가, 기자들이 봉준호 감독님을 그렇게 좋아하는 걸 보고 ‘이 분위기면 안 주는 것도 이상한데’ 싶었죠.”
영화 ‘기생충’ 제작사 바른손E&A의 곽신애(52) 대표는 “다들 국제장편영화상은 받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 뒷이야기를 털어놓으면서 해외의 ‘봉하이브’(BongHive∙봉 감독 팬덤) 열풍을 전했다.
![](http://mimg.segye.com/content/image/2020/02/20/20200220517998.jpg)
20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곽 대표는 “봉 감독님이 말만 하면 다들 박수를 치며 웃었다. 가벼운 건 아닌데 무겁지 않게 말하는 스타일이고 재밌다”며 “감독상을 받으니 작품상도 받겠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곽 대표는 봉 감독과 작품상을 공동 수상하면서 오스카 92년 역사상 처음으로 작품상을 받은 아시아 여성 제작자가 됐다. 그는 “모르는 전화번호로 전화가 너무 많이 온다”며 “갑자기 유명 인사 대접을 받는 게 어색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영화 전문지 키노 기자 출신인 그는 영화인 집안이다. 곽경택 감독이 오빠, 정지우 감독이 남편이다. ‘기생충’은 ‘희생부활자’와 ‘가려진 시간’에 이어 그가 세 번째로 제작을 맡은 작품이다. ‘기생충’의 흥행 대성공에 대해 “(오스카 4관왕으로) 최대한의 추진력을 얻어 (앞으로) 어디까지 갈진 아무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http://mimg.segye.com/content/image/2020/02/20/20200220517996.jpg)
이날 문재인 대통령, 김정숙 여사와 함께한 청와대 오찬에 대해서는 “순수하게 축하하는 자리였고 화기애애했다”며 “(음식으로 나온) 짜파구리에 대파가 듬뿍 들어가 담백했고 다들 제일 맛있었다고 했다”면서 ‘대파 짜파구리’를 추천했다. 곽 대표는 봉 감독처럼 영화 제작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 나갈 계획이다.
“‘기생충’을 시작할 땐 (제작자를) 언제까지 해야지 했는데, 한 5∼10년은 더 해야 하지 않겠나 하는 게 제겐 큰 변화죠. 업계로서도 (오스카 작품상을 받은 첫 아시아 여성 제작자란) 타이틀이 있는 사람이 없어지는 건 안타까운 일이죠(웃음). 한국영화계는 여성에게 굉장히 공정하고 여성이라 못하는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