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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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 영화에 상 주다니... 올해 아카데미 형편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서부 지역 유세를 위해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오르기 전 취재진을 만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아카데미상 시상식은 형편없었다”고 비난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4관왕으로 아카데미를 휩쓴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대선 유세 도중 ‘가짜 언론’을 비판하다가 갑자기 아카데미상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얼마나 형편없었느냐. 다들 봤느냐”고 운을 뗀 후 “한국에서 온 영화가 상을 받다니,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라고 비꼬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이미 무역에서 한국과 많은 문제를 겪고 있는데, 거기에 더해 그들에게 올해의 최고 영화상을 줬다. 그게 잘하는 일인가. ‘기생충’이 그렇게 좋은 영화인가. 나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9) 같은 영화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선셋대로’(1950) 같은 수많은 위대한 영화들이 있다. 그런데 수상작은 한국에서 온 영화였다”며 “처음엔 외국어영화상을 주는 줄 알았는데 최고상이었다. 과거에도 이런 적이 있었나”라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아카데미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은 브래드 피트에 대해서도 “그는 좀 아는 체하는 인간(a little wise guy)”이라고 공격했다.

 

피트는 남우조연상 수상 소감에서 “무대 위에서 소감을 말하는데 45초가 주어지는데, 이건 미 상원이 존 볼턴에게 줬던 시간보다 45초가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탄핵 재판 때 공화당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증언 기회를 주지 않은 것에 대한 풍자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기생충’의 북미 배급을 맡은 네온은 SNS를 통해 “그럴 수 있다. 그는 글(자막)을 읽을 줄 모르니까”라고 받아쳤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