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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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심각’ 단계 격상… 초중고 개학 일주일 연기

文 대통령, 위기경보 최고수준 올려 / 역학조사보다 진단·치료에 집중 / “규정에 얽매이지 말고 강력 대응” / 확진자 600명 넘어… 사망자 6명 / 김포서 16개월 여아 최연소 확진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범정부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정부 감염병 위기 경보를 가장 높은 등급인 ‘심각’ 단계로 격상하겠다고 밝혔다. “대규모로 일어나고 있는 신천지 집단 감염 사태 이전과 이후는 전혀 다른 상황”이라는 이유에서다.

 

코로나19 환자는 전국 17개 시·도 전역에서 600명 넘게 발생한 상황이다. 사망자도 6명이 발생했다. 정부는 전국 학교의 개학을 일주일 연기하는 한편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시민들에게 이동 자제를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범정부대책회의를 주재하며 “정부는 감염병 전문가들의 권고에 따라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올려 대응 체계를 대폭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감염자는 최대한 신속하게 확인하여 조기 치료하는 것은 물론 확산을 차단해야 한다”고 정부 대응 방향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기존의 질병관리본부 중심의 방역 체계와 중앙사고수습본부 체제는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총리 주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 격상해 범부처 대응과 중앙정부-지자체의 지원 체계를 한층 강화해 총력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규정에 얽매이지 말고 전례 없는 강력한 대응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감염병 위기경보 ‘심각’이 발령된 것은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유행 이후 두번째다.

 

박능후 중앙사고수습본부장은 “향후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가 코로나19의 확산을 좌우하는 중대한 고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기경보 격상에 따라 정세균 국무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꾸려진다. 본부장 아래 1차장(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2차장(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방역, 중앙·지방자치단체 지원을 총괄하게 된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범정부대책회의를 마친 후 신학기 유초중고 개학 연기 및 유학생 보호 관리 추가보완 사항 후속 조치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 유치원, 초·중·고교, 특수학교의 2020학년도 개학은 3월2일에서 9일로 연기했다.

 

정부가 감염병 확산을 막고자 전국 학교에 휴업이나 휴교를 명령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아울러 학원 휴원과 등원 중지도 권고하기로 했다. 대구 지역과 대구 지역을 다녀온 사람은 최소 2주간 외출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현재 코로나19 확진자수는 전날보다 169명 증가한 602명, 사망자는 6명으로 집계됐다.

경북 청도대남병원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들이 도시락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8일 확진 판정을 받고 경북대병원에서 치료 중이던 38번 환자(57·여)가 이날 오후 2시40분 숨졌다. 만성신부전을 앓던 이 환자는 인공심폐기인 에크모(ECMO)를 사용해야 할 정도로 증세가 악화해 이날 숨졌다. 코로나19 환자 중 에크모 치료를 받는 중증 환자가 2명이 더 있어 보건당국은 환자들의 상태를 주시하고 있다. 지난 19일 청도대남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54번 환자(57·남)와 55번 환자(59·남)도 이날 사망했다. 1, 2번째 사망자도 청도대남병원 입원환자였다. 지난 22일에는 경주에서 41세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후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이 확인돼 보건당국이 코로나19와 사망의 관련성을 조사 중이다. 경기 김포에서 생후 16개월 여아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틀 전 확진 판정을 받은 김포 거주 30대 부부의 자녀로, 지금까지 확인된 국내 확진자 중 최연소다. 이날도 대구와 경북 중심으로 환자가 급증했다. 대구에서 117명, 경북에서 25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신천지 대구교회와 연관된 확진자는 이날까지 총 329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54.7%를 차지한다.

 

김달중·이진경 기자 da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