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4·15총선을 덮쳤다.
총선 준비에 한창이던 정당들은 코로나 유탄에 황급히 몸을 피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부터 우리 당은 대면 접촉 선거운동을 일시적으로 전면 중단하고 온라인을 통해 선거운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집권당 대표로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등 각 정당에선 최근 들어 악수 대신에 인사 등으로 유세방식을 변경했다.
민주당은 당내 기구인 기존 코로나19대책위원회를 코로나19재난안전대책위원회로 확대 개편하고, 위원장에 이낙연 전 국무총리(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위촉했다. 이 전 총리는 “안전총리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외 지혜를 모으며 코로나19 사태에도 최선을 다해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민주당 소속 부산·울산·경남 의원들은 ‘부·울·경 코로나 19 비상대책기구’를 꾸렸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 일정을 취소했다. 황 대표는 원래 이날 오후부터 종로구 창신동 문구완구종합시장 앞에서 소상공인 관련 대책과 공약을 발표하고, 상가 안에서 상인들에게 인사할 예정이었다. 이후엔 비공개로 숭인동 일대를 돌면서 주민들을 만날 계획이었다. 황 대표 측은 기자들에게 “의원총회 및 본회의 취소 등 국회 상황으로 인해 오늘 황교안 후보의 공개 및 비공개 일정은 취소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 공지했다.
지난 19일 코로나 확진자와 함께 토론회에 참석한 의원들(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 곽상도·전희경 의원)은 코로나 검진을 받은 뒤 자가 격리와 자진 검사를 받았다. 김한표 원내수석부대표는 “(심 원내대표 등은) 의심 증상은 없지만 확진자 옆에 있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합당은 대구·경북(TK) 지역 공천 신청자에 대해 대면면접이 아닌 화상면접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관훈클럽 초청으로 26일 토론회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일정 자체가 다음 달 10일로 연기됐다.
국회는 의원회관 2층 출입구 등 일부 출입구를 폐쇄했다가 급기야 국회 본관과 의원회관에 대한 24시간 폐쇄로 상황이 확대됐다. 본회의뿐만 아니라, 일부 상임위원회 일정 역시 연기됐다. 국회 상황실은 의원 등 상시출입자들에게 “19일 (확진자가 참석한 토론회) 행사 참석자는 모두 상황실로 즉시 신고해주기 바란다”고 공지했다. 게다가 일부 의원실 보좌관이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는 허위 소문이 돌면서 한때 국회가 술렁였다. 언론사들도 국회 출입기자들을 자택근무시키는 등 비상 조치에 나섰다.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위기 시 단기 체류 외국인 숙박 신고제’를 도입하는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감염병 예방 및 관리법에 따른 위기 경보 발령 시 단기 체류 외국인이 숙박업자에게 자신의 인적사항을 제공하도록 하고, 숙박업자는 해당 정보를 법무부에 제출하도록 한 개정안이다.
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