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몰카범 중 75% 재범…같은 장소에서 반복 범죄도 36.5%

두 차례 이상 범행을 저지른 ‘몰카범’중 75%는 같은 범죄를 반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가 발표한 ‘2020 성범죄 백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20년간 누적된 신상등록 성범죄자는 모두 7만4956명이고 이 가운데 재범은 2901명으로 나타났다. 재범률은 3.87%로 집계됐다. 이번 백서는 법무부가 2000년 7월 청소년 대상 성매수자에 대한 신상공개제도를 도입한 뒤 처음으로 발표됐다.

 

법무부에 따르면 강제추행으로 처벌을 받은 뒤 다시 성범죄를 저지른 신상등록자는 모두 1106명으로 가장 많았다. 강간범 중 재범자는 815명, 카메라 등 이용촬영(몰카)범 중 재범자는 428명, 공중밀집장소추행범 중 재범자는 322명 등으로 나타났다.

 

428명의 몰카범 중 다시 카메라 등으로 상대 신체를 촬영해 처벌된 이들은 321명으로 재범자의 75.0%에 달했다. 이어 강제추행범들이 다시 강제추행으로 신상이 공개되는 경우는 전체의 70.3%(777명)이었고, 공공장소에서 추행한 뒤 같은 범죄를 반복한 이들은 전체의 61.4%(204명)으로 각각 나타났다.

 

성범죄 재범 장소는 지하철 또는 기차(62.5%)가 제일 많았다. 목욕탕·찜질방·사우나(60.9%)와 버스(53.1%), 공중화장실(44.8%)에서도 성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장소로 나타났다.

 

재범자 2901명 가운데 1058명(36.5%)은 같은 장소에서 범죄를 반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흥업소에서 성범죄를 저지른 이들 중 다시 성범죄에 연루된 이들은 모두 81명이었고 이 중 18명(22.2%)은 다시 유흥업소에서 비슷한 범행을 되풀이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에서 성범죄를 저질렀던 129명 중 32명(24.8%)도 직장에서 관련 행위를 반복한 것으로 집계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범행 장소가 대부분 많이 이용하는 시설이라는 점에서 최근 급증한 불법촬영 범죄와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몰카범죄의 경우 지난 2013년 412건에서 2018년 2388건으로 5.8배 늘어났다.

 

범죄 연령은 30대(39.0%)와 20대(27.0%)가 전체의 66%를 차지했다. 이들에 대한 처벌은 벌금형(56.5%)이 가장 많았다.

 

성범죄를 다시 저지르는 비율이 높은 시간대는 오전 3∼6시가 28.1%로 나타났다. 범행수단 측면에서는 수면·음주·약물을 사용해 재범한 비율이 45.1%에 달했다. 위협하거나 폭력으로 다시 범죄를 일으키는 사례도 36.1%였다.  

 

법무부는 최근 성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최근 5년간 신규 등록된 대상자는 연평균 1만2755명이고, 누적 대상자는 지난해 말 기준 8만2647명으로 올해 중 1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성범죄자가 유사한 수법으로 다시 범행을 저지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성범죄자 정보를 등록하고 공개해 고지하는 제도는 예방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