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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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美대사 "6·25전쟁 참전한 미국 여성 12만명 달해"

SNS 통해 6·25 전쟁에 대한 미국 여성들의 기여 재조명
6·25 전쟁 당시 허허벌판 위에 세워진 ‘이동외과병원(MASH)’이란 표지판 옆에서 미국 간호장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해리스 대사 트위터 캡처

1950년 발발한 6·25 전쟁이 올해로 70주기를 맞았다. 전쟁은 흔히 ‘남자들의 전유물’처럼 알려져 있다 보니 6·25 전쟁 당시 연인원 약 12만명의 미국 여성이 참전한 사실을 기억하는 한국인은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는 2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12만명의 미국 여성이 6·25 전쟁 당시 현역(active duty)으로 복무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많은 이들이 부상병들을 위한 이동외과병원(MASH)이나 병원선, 긴급 의료 후송기, 또는 동맹국 병원에서 일했다”며 “3월 ‘여성 역사의 달’을 맞아 그녀들의 헌신과 공로에 감사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2월은 ‘흑인 역사의 달’이라고 해서 한 달 동안 흑인들이 미국의 역사와 문화에 기여한 바를 기린다. 뒤이은 3월은 ‘여성 역사의 달’로 1개월 내내 여성들이 미국의 역사와 문화에 공헌한 바를 기억하고 또 경의를 표한다.

 

6·25 전쟁 당시 간호장교로 추정되는 미국 여성이 부모를 잃은 듯한 한국의 어린 아기를 안고 조심스럽게 이동하고 있다. 해리스 대사 트위터 캡처

해리스 대사는 글과 함께 6·25 전쟁 당시 낯선 한국 땅에서 활약한 미국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귀중한 흑백사진들도 게재했다. 간호장교로 추정되는 미국 여성이 부모를 잃은 듯한 한국의 어린 아기를 안고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내디디는 사진은 감동을 자아낸다.

 

아무 것도 없는 허허벌판 위에 세워진 ‘이동외과병원(MASH)’이란 표지판 옆에서 포즈를 취한 간호장교들의 모습에선 모든 것을 앗아가고 무(無)로 만들어 버리는 전쟁의 참혹함이 느껴진다.

 

해리스 대사는 올해 초 ‘2020년에 꼭 하고 싶은 일’ 10가지를 꼽으며 6·25 전쟁 발발 70주년 기리기와 굳건한 한·미동맹을 계속 이어가기를 든 바 있다. 이어 그 일환으로 거제도와 ‘기적의 배가 도착했던 장소를 방문하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경남 거제도는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이다. ‘기적의 배’란 1950년 흥남철수 당시 북한에서 피난민 수천명을 태우고 남하해 그해 크리스마스 이브인 12월24일 거제도에 닻을 내린 미국 선적의 화물선 ‘메리디스 빅토리’호를 일컫는다. 당시 이 배가 북한에서 싣고 온 피난민 중에는 문 대통령 부모도 있었다. 6·25 전쟁 70주기를 맞아 문 대통령과 해리스 대사가 나란히 거제도를 방문하면 한·미동맹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