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중국몽”, “중국의 어려움”… 회자되는 文대통령의 말말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의 ‘말’(言)은 언제나 전 국민의 관심사다. 국가수반의 말 한마디에 정부 정책의 기조와 향후 국정운영 방향 등이 모두 녹아있기 때문이다. 가히 말로 통치를 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원해 ‘우한 폐렴’으로도 불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서도 연일 확산하면서 반중(反中) 정서가 확산하는 가운데, 문 대통령의 중국 관련 발언들이 세간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한 말들이 코로나19 사태에서 정부의 주요 정책 결정에도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며 비판을 쏟아내기도 한다. 세계일보는 문 대통령의 중국 관련 발언 중 특히 많이 회자되는 말들을 정리해봤다.

 

◆“‘중국몽(夢)’은 중국만의 꿈이 아니다”

 

국내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부터 반중 정서가 더 팽배해졌다. 이런 정서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이 중국인 입국금지를 둘러싼 논란이다. 지난 1월23일 올라와 한 달 간 76만1833명이 참여해 청와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중국인 입국 금지 요청’이란 제목의 국민청원이 대표적이다. 이번 사태 초기부터 중국인들의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으나, 정부는 코로나19의 발원지인 후베이성만 입국 금지 대상으로 결정했다. 여기에 우리 정부가 중국에 의료품 등을 대대적으로 지원한 점도 한 몫 했다. 이때 야권과 문 대통령 반대 세력에서 자주 언급되던 말이 ‘중국몽’이다. 이 단어는 문 대통령의 방중 당시 나왔다.

 

지난해 12월 한중 정상회담 중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악수를 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문 대통령이 취임한 첫해인 2017년 12월15일, 당시 중국을 국빈방문 중이던 문 대통령은 베이징대 연설에서 “중국몽이 중국만의 꿈이 아니라 아시아 모두, 나아가서는 전 인류와 함께 꾸는 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몽은 중국 중심의 세계 질서를 만들겠다는 ‘중화 패권주의’가 반영된 단어다. 이 뿐 아니라 문 대통령은 당시 중국을 ‘대국’이라고 치켜세운 반면, 한국을 ‘작은 나라’로 표현해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미래통합당(당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지난달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중국몽보다 국민의 안전을 더 생각해야 한다”며 “더 이상 눈치 보지 말고 중국 전역을 방문한 외국인의 국내 입국을 제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차명진 전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국내) 코로나19는 문재인 정권의 하염없는 중국몽 때문에 만연해진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7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에게 신임장을 받으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중국의 어려움이 바로 우리의 어려움”

 

코로나19 정국에서 중국몽과 함께 가장 자주 등장한 말은 문 대통령이 지난달 3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중국이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라는 점 등을 거론하며 한 “중국의 어려움이 바로 우리의 어려움으로 연결된다”는 발언이다. 문 대통령의 발언이 보도되자 온라인 공간에서는 거센 찬반 논란이 불거졌다. 비판하는 진영에서는 “우리가 중국의 속국이냐”며 몰아세운 반면, 대통령 지지자들은 “문맥상 틀린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맞섰다.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는 신임장 제정식 때 문 대통령에게 이 발언에 감동을 받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 통화에서도 이 말을 했다고 한다.

 

중국 관련 발언은 아니지만, 문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경제계 주요 인사들과의 간담회에서 했던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는 말도 구설수에 오르내린다. 이 발언 이후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국내에서 급속하게 퍼졌고, 상황이 여전히 진전되지 않으면서 “성급한 발언이었다”는 비판이 잇따른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문 대통령의 이 말을 “대가가 큰 오류(Costly Error)”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