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구입을 고민하는 소비자들에게 고민거리가 추가됐다. 르노삼성자동차가 내놓은 국내 첫 쿠페형 소형 SUV ‘XM3’가 출시되면서다. 르노삼성차는 지난달 21일 XM3의 사전계약을 시작한 데 이어 지난 3일부터 출고를 시작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XM3는 애초 애매한 포지션 때문에 경쟁 구도가 단단해진 국산 소형 SUV 시장을 비집고 들어가 자리 잡을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있었다. 세단과 SUV를 섞은 ‘크로스오버’ 형태에 쿠페형으로 출시된 건 국산차 중 처음인데, 아직은 국내 소비자들이 익숙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었다.
게다가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기아차 셀토스가 선두에서 자리를 굳혔고, 지난달 한국GM(지엠)이 선보인 트레일블레이저가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소형SUV 돌풍의 주역인 쌍용차 티볼리와 현대차 코나도 수년째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뚜껑을 열기도 전에 시장은 반응했다. 르노삼성차는 XM3 사전계약 기간 12일 동안 접수된 계약량이 5500건이라고 밝혔다. 계약자의 43%가 20·30대였고, 5건 중 1건은 온라인 계약이었다.
◆티볼리·코나 아직 쟁쟁?
2015년 처음 출시된 티볼리는 국내 소형 SUV 시장을 연 개척자다. 출시 당해 6만3693대, 이듬해 8만5821대가 각각 팔렸다. 지난해 누적 30만대 판매 돌파에 이어 지금도 매달 1000대 이상이 팔리면서 40만대 고지를 향하는 중이다.
구매자 대부분이 꼽는 티볼리의 인기 비결은 단연 외관 디자인이다. 전체적인 차량의 라인과 다양한 색상의 투톤 컬러의 매칭 등이 전반적으로 BMW 미니 컨트리맨과 닮았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2019 티볼리부터는 후드, 펜더, 도어 가니시 등 3가지 신규디자인을 추가해 커스터마이징 자유도를 높였다. 오래도록 인기를 끄는 이유다.
쌍용차에 따르면 티볼리는 2017~2019년 3년간 여성 운전자들에게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모델로 집계됐다. 반자율주행 기능과 같은 첨단 편의 옵션의 가성비가 뛰어난 점과 준수한 주행성능이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화려한 외부와 달리 조금은 조잡한 인상을 주는 인테리어에서 비판이 나온다. 내부 소음, 승차감에서도 호불호가 갈린다.
2017년 출시된 현대차의 첫 소형 SUV 코나는 티볼리의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출시 당시엔 익숙지 않은 상하 분리형 헤드램프 때문에 호불호가 갈렸지만 지금은 현대차 SUV의 독창성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지난해 국산차 중 가장 많은 수출(26만5981대)을 기록할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다. 코나는 동급 최대인 1.6L 가솔린 및 디젤 터보 엔진을 장착해 소형 SUV답지 않은 발군의 주행성능과 가속성능을 보인다. 다만 건식 듀얼클러치변속기(DCT)의 특성상 저속 주행 시 ‘꿀렁’인다는 지적도 있다. 2열 공간과 트렁크가 좁다는 것도 약점이다.
◆올해는 XM3·트블·셀토스 삼파전
올해 국내 소형 SUV 시장은 출시된 지 아직 1년이 안 된 셀토스와 갓 나온 트레일블레이저, XM3의 삼파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셀토스는 기아의 패밀리룩인 ‘호랑이 코’ 그릴을 계승해 재해석한 디자인이 호평을 받는다. 소형 SUV임에도 고급감을 주며 비율이 잘 잡혀 뭉뚝해 보이지 않는다. 인테리어도 젊은 감각을 잘 살려냈다는 평을 받는다.
트레일블레이저는 듀얼 포트 그릴과 분리형 헤드램프로 전면부가 두툼해 다소 낯설면서도 안정감이 묻어나는 디자인이다. 내부는 곳곳에 다양한 재질감과 포인트를 더해 제법 고급스럽게 느껴진다. 선구자 격인 티볼리는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코나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국내보다 해외에서 영역을 넓히는 모습이다.
XM3는 바퀴 부분을 빼고 보면 전형적인 쿠페형 세단이다. 바퀴 부분을 포함한 전체적인 측면 형태는 세단보다 높아 BMW X4, 벤츠 GLC 쿠페처럼 유려한 곡선이 눈에 띈다. 전면은 르노삼성의 ‘태풍의 눈’ 엠블럼까지 더해 다소 익숙하면서도 ‘ㄷ’ 자 형태의 헤드램프 등 디테일한 디자인은 새롭다. 차체 크기에서는 경쟁 차량을 압도한다.
전장이 4570㎜로 지금까지 가장 큰 소형 SUV였던 트레일블레이저보다 150㎜나 길어졌다. 전폭도 약간 더 넓다. 휠베이스의 경우 2720㎜인데, 경쟁 차량보다 한 단계 위인 스포티지, 투싼보다 50㎜ 길다. 전고는 1570㎜로 동급이 비해 크게 낮춘 반면, 최저 지상고(노면에서 차체 하부까지의 길이)는 186㎜ 동급보다 더 높아 좀 더 트인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실내는 9.3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가 먼저 눈에 들어오는데 가독성이 좋고, 계기판 역시 10.25인치로 높은 시인성을 보였다. 전체적으로 깔끔하면서도 조작 버튼들도 제 자리에 잘 배치됐단 느낌이다. 거주 공간은 경쟁 차량과 비슷하다.
XM3에는 르노와 메르세데스-벤츠의 다임러가 함께 개발한 신형 4기통 1.3L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TCe 260)이 장착됐다. 벤츠 A200, CLA 등에도 장착되는 엔진이다. 신형 TCe 260 엔진은 최고 출력 152마력(ps), 최대 토크 26.0kg·m의 힘을 발휘한다. 셀토스 1.6L 터보엔진은 177ps, 27.0kg·m, 트레일블레이저 1.35L 터보엔진은 156ps, 24.1kg·m이다.
실제 주행에서 출발 반응 속도가 다소 늦었지만 대체로 안정적이었다. 고속 주행에서도 무리는 없었다. 노면, 엔진소음은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고속에서 풍절음은 다소 크게 느껴졌다. 주차 조향 보조시스템(EPA) 등 차급을 감안하면 풍부한 편의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만, 반자율주행 기능은 차선 중앙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했다.
XM3 강점으론 가격 경쟁력을 꼽을 수 있다. 1.6GTe 모델이 1719만∼2140만원, TCe260 모델이 2083만∼2532만원이다. 기본 옵션을 두루 갖추고 있어 웬만한 기능을 추가해도 2000만원 초반대에서 구매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정우·김건호 기자 woolee@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