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예수교 교인이 집단 거주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국내 아파트 최초로 코호트(동일집단) 격리 조치된 대구 한마음아파트의 전체 입주민 142명 중 80명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으로 확인됐다. 전원 신천지 교인으로 확진판정을 받은 이 아파트 입주민 46명은 대부분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 등으로 옮겨졌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8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대구 달서구 한마음아파트에서 2월 13일부터 현재까지 총 46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이같이 밝히고 “나머지 (입주민)에 대해서는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이 아파트의 높은 감염률에 대해 “아파트에 (신천지) 신도가 많이 살고 있고 교회와도 굉장히 가까워서 신도들 간의 밀접한 접촉과 노출이 반복적으로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전날 코호트 격리된 한마음아파트는 1985년에 지어진 5층짜리 2동 규모의 대구시 소유 임대아파트다. 입주 대상은 35세 이하 미혼 여성이며, 보증금 21만여원에 월세가 2만∼5만원대로 매우 싸다.
현재 입주민 142명 중 확진자 46명을 포함해 94명(66.2%)이 신천지 교인이다. 확진자 중 9명은 병원으로, 36명은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거나 별도 공간에 각각 격리됐다. 나머지 1명은 지난 5일 완치해 병원에서 퇴소한 상태다.
이 아파트에서 첫 번째 확진자가 나온 건 지난달 19일이다. 대구지역 최초 확진자이자 신천지 교인인 31번 환자가 나온 바로 다음 날이다. 대구시는 같은 주소지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지자 지난 4일 1차 합동 역학조사를 벌여 이 아파트를 코호트 격리 조치했다.
한마음아파트가 신천지 측이 교인들에게 적극 알선한 집단거주시설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신천지대구교회 측은 “해당 임대아파트는 가격이 저렴하고 교회와 가까워 성도들 사이에 소개가 되면서 다수 성도가 살게 된 것 같다”며 “교회 집단시설이 아니며 교회가 소개하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대구시는 이 아파트와 별개로 대구 지역에서 신천지 교인 3인 이상이 함께 사는 집단거주지 10곳을 파악했다. 해당 거주지는 달서구와 남구에 분포해 있다고 한다. 달서구와 남구에는 신천지 신도가 각각 2689명, 2000명가량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는 9일까지 검체 검사를 거부하는 신천지 교인은 고발조치키로 하는 등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대구시가 1차로 확보한 신천지 교인 명단 8269명 중 91명은 아직까지 검체 검사를 받지 않은 상태다. 이들은 검체 검사 이후 음성 판정을 받을 때까지 자가격리 기간이 연장된다. 91명 중 소재 파악이 되지 않는 23명은 경찰에 추적을 의뢰하기로 했다.
한편, 한마음아파트 사례에서 보듯 대구지역의 코로나19 확진자 폭증 사태에 대한 대구시 차원의 부실 대응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권영진 대구시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 후에 수습 과정을 되짚어 보고, 부족한 점은 반성하면서 책임질 일이 있다면 지겠다”고 밝혔다. 권 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하루빨리 이 위기를 극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더욱 분발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배소영 기자, 대구=전주식 기자 sos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