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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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도 실리도 없다” 민주당 의원들 의총 앞두고 비례정당 반대 호소

박용진 "지지자들에 대한 예의 아니다" / 김영춘 "국민 믿고 현명한 선택 요청드려야"

더불어민주당이 4·15총선에서 비례연합정당 참여 결정이 임박하자 당내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당내 대표적 소장파 의원인 박용진 의원은 이날 오후 비공개 의원총회에 앞서 입장문을 내고 “명분도 실리도 없다”며 반대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비례정당을 고민하는 분들의 충심을 이해하고 선거법 개정 취지를 무시하는 미래한국당의 꼼수에 강력히 비판함에도 불구하고, 비례연합당 참여는 어떤 형식이 되든 명분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그간 민주당의 입장에 동의해 온 지지자들에게 그간의 입장을 변경하고, 비례연합정당에 투표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여태까지 민주당이 보여준 책임있는 모습을 응원해왔던 지지자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연합뉴스

그는 “실리를 따져봐도 전혀 이득이 없는, 소탐대실”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비례연합정당에 참여 결정이 지역구 민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충분히 논의되고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지난 20대 총선에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총 109개 선거구에서 5% 또는 5000표 내외로 승부가 갈린 곳은 총 26곳으로 약 23%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 중도층의 민주당에 대한 소극적 혹은 비판적 지지를 철회하게 만들 수 있는 나쁜 신호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했다.

 

김영춘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오늘 긴급 의총에 갈 수 없어 입장을 밝힌다”면서 참여 반대를 호소했다.

 

김 의원은 “저쪽이 생각지도 못한 꼼수를 부렸다고 해서, 당장 눈에 보이는 숫자들이 불리하다고 해서 그 꼼수를 따라하는 것은 명분도 없고 민주당 정신에도 어긋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의원. 연합뉴스

김 의원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우리 민주당에게 불리하지만 정치개혁을 위해 스스로 앞장서 추진했다”며 “비례연합정당에 우리가 참여하지 않아도 든든한 우군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비례연합정당이 만들어지고 그들이 이번 선거를 통해 국회에 들어온다면, 우리 민주당의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만약 여기에 우리 후보들을 보낸다면 미래한국당과 같은 민주당의 위성정당을 만드는 것이 돼 버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대로 당당하게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들을 내세우면 된다”며 “국민을 믿고, 현명한 선택을 요청드려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지난 8일 당 지도부가 전당원 모바일(온라인) 투표로 참여 여부를 결론내기로 결정한 데 이어, 이날 오후 4시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어 당론을 수렴할 예정이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