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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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신고’, ‘#혼자놀기’… 긍정 바이러스 전파하는 ‘집콕’족

“마스크 무료 나눔” 챌린지 늘고 / 격리자들은 “잘 있다” 셀카 올려 / 퍼즐 등 시간 달래기 비법 나눠 / 동영상·도서 무료 제공 업체도 / 심리 지원하며 사태 극복 도와
코로나19 사태에 마스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무료 마스크 나눔’을 알리는 인스타그램의 글과 사진들. 인스타그램 캡처

‘#코로나조심’, ‘#생존신고’, ‘#혼자놀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두 달째 지속하며 전국 거리가 한산하지만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엔 이 같은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외부 활동을 줄인 국민들이 집 안에 머물면서도, 각자 셀카 인증샷으로 가족·친구들에게 잘 있다는 안부를 전하고 같은 ‘집콕’ 처지에 놓인 국민들끼리 ‘혼자 놀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자가격리 중인 국민들을 위해 온라인 동영상, 도서 등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업체들도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국민들은 묵묵히 견디며 희망을 찾는 지혜를 발휘하고 있다.

 

11일 인스타그램에 ‘#코로나조심’을 검색하면 곧바로 ‘#생존신고’가 연관 해시태그에 뜬다. 검색된 1만7000여개 게시물 중 두 해시태그가 함께 올라온 게시물이 다수고, ‘코로나조심’을 검색해본 사람들 역시 주변 사람들의 ‘생존신고’ 인증샷을 함께 찾아봤다는 뜻이다. 게시물 대부분은 작성자들의 마스크를 쓴 생존 인증샷과 함께 가족과 친구 등 주위 사람들에게 ‘마스크 꼭 쓰고 손 잘 씻고 다니라’, ‘잘 살아 있으니 걱정 마라’고 전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와 함께 마스크가 부족한 친구나 서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댓글이나 메시지를 남겨주면 여분의 마스크를 무료 나눔하겠다’고 알리는 ‘마스크나눔챌린지’ 게시물도 줄을 잇고 있다.

11일 오후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셀프 자가격리’에 들어간 시민들이 집에서 할 수 있는 소소한 즐길거리를 공유하는 모습도 이어지고 있다. SNS뿐만 아닌 지역 맘카페 등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엔 꽃풍선 만들기나 반려식물 키우기, 퍼즐놀이 등 평소 바쁜 일상에서 접하기 어려웠지만 집에서 무료한 시간을 달랠 수 있는 ‘혼자놀기법’ 추천 글이 꾸준히 올라온다. 게시물 댓글에도 “덕분에 초등학생 때 이후 처음으로 1000피스 퍼즐을 주문해 기대된다”, “반려식물 키우는 게 우울감 해소에도 좋다는데 이번 기회에 분양받았다”는 등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11일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이 교대 근무를 위해 방호복을 입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이 있는 병동으로 향하며 밝은 표정으로 손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기업들도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확진자 및 자가격리자들에게 온라인 동영상, 도서 등 심리적 지원을 할 수 있는 서비스의 무료 제공에 나섰다.

지난 6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왓챠플레이’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협의를 통해 확진자와 자가격리자에게 완치 또는 격리해제 될 때까지 영상 콘텐츠 무료 이용권을 제공하기로 했다. 확진자 등 자가격리를 겪는 이들이 불안감과 답답함을 느낄 수 있는 상황에서 이를 심리적으로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자는 취지에서다. 온라인 독서 플랫폼을 제공하는 ‘밀리의 서재’도 지난 10일 중대본과 협의해 확진자와 자가격리자에게 무상 서비스를 지원하기로 했다.

송재룡 경희대 교수(사회학)는 “자가격리로 일상이 무의미해지면 사람들은 우울함, 불안감을 느껴 삶에 유의미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며 “생존 인증샷이나 기업들의 지원 등 국민이 함께 서로의 일상에 긍정적 심리 지원에 나서는 현상이 우울감 해소 등 코로나19 사태 극복에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은산 기자 silve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