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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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만 쓰고 공천은 나몰라라…‘낙동강 오리 알’ 된 영입 인재

통합당, 5명 중 4명꼴로 공천 못 받거나 / 비례대표 후보 안정권서 밀려나 / 공병호 위원장 “공천 명단 재심의 불가 ”
공병호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조훈련 사무총장 등 공관위원들과 공천신청자 면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여야의 공천 작업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각 당에서 경쟁적으로 데려온 일부 영입 인재들이 소위 ‘낙동강 오리 알’이 됐다. 특히 30여명의 영입 인재를 데려온 통합당에서는 5명 중 4명꼴로 공천을 받지 못하거나 비례대표 후보 안정권에 들지 못했다. 

 

미래한국당 영입 인재 일동은 지난 17일 입장문을 내 “비례대표 후보 공천 심사 결과가 ‘사천’, ‘막천’의 논쟁이 계속되는 것을 보며 과연 미래한국당이 미래통합당과 황 대표가 추구하시는 정치적 지향점과 방향성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심히 우려된다”며 “지금의 미래한국당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가 책임을 지고 공정한 재심 절차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밝혔다. 18일에도 재차 입장문을 내 “당이 어려울 때 기울어진 자유와 보수의 가치를 회복하는 밀알이 될 각오로 저희는 각자의 삶과 기득권을 모두 버리고 미래통합당에 입당하였고, 당과 협의 끝에 자매정당인 미래한국당으로 이동했다”며 공천 재검토를 요구했다.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지난해 10월부터 영입한 영입인재 31명 중 지역구 공천을 받은 사람은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서울 강남갑), 송한섭 전 검사(서울 양천갑), 윤희숙 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서울 서초갑), 이수희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서울 강동갑), 신범철 전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충남 천안갑), 김병민 전 경희대학교 객원교수(서울 광진갑) 등 6명이다.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 후보자 명단 중 안정권(20위내)에 오른 사람은 정선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차장(17번)뿐이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영입한 인사를 제외하면 황 대표 영입인사 중 지역구 공천을 받은 사람은 신 전 센터장과 김 전 객원교수가 유일하다. 김성원 전 두산중공업 부사장은 부산 남갑 지역구에 예비후보로 등록됐지만 당내 경선에도 오르지 못하고 컷오프(공천배제)됐다.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은 대구 동갑에서 경선 중이다. 

 

미래한국당 비례대표를 신청한 영입 인재 18명 중 11명은 최종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황 대표가 1호 영입인사로 데려왔던 ’체육계 미투 1호’ 김은희 테니스 코치는 경기 고양갑에서 컷오프됐으며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 명단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다.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21번), 이종성 한국지제장애인협회 사무총장(22번), 서울시립대 윤창현 교수(26번), 전주혜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23번), 박대성 페이스북 코리아 대외정책부사장(32번), 탈북자 출신 북한인권운동가 지성호(예비4번) 등 6명은 안정권 밖에 이름을 올렸다. 

 

통합당 염동열 인재영입위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개개인의 평가보다는 결국은 통합당의 비례대표 후보를 전면적으로 단절시키는, 외면하는. 어떻게 보면 무시하는 그런 결과였기 때문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다시 한 번 재조정하고 재논의하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병호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이에 “우리가 이게 무슨 동아리 모임도 아니고 재심의는 원천적으로 비민주적이기 때문에 그런 것은 할 수는 없다”며 다만 “부적격 사유라는 것은 거의 범법에 준하는 그런 것이 발견될 때는 제명이 된다”고 밝혔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