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 착취 영상을 찍고 이를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유포한 20대 남성에 대해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18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씨는 텔레그램에서 ‘박사’라는 대화명으로 이른바 ‘박사방’이라는 단체 대화방을 유료 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이 대화방에는 미성년자 등 여러 여성을 상대로 한 성 착취 영상과 사진이 다수 올라왔으며, A씨는 암호화폐 등으로 해당 방의 입장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6일 경찰에 체포돼 서울 종로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된 A씨는 이튿날 새벽 자해를 시도했으나, 가벼운 상처를 입고 병원 치료 후 다시 입감됐다.
경찰은 박사방 사건과 관련해 지금까지 A씨를 포함해 총 14명을 검거했다. A씨를 포함한 나머지 피의자 4명은 이달 16∼17일 검거됐다. 경찰은 이 가운데 4명에 대해서는 앞서 구속영장을 발부받았고, 6명은 불구속 상태로 수사해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나머지 3명에 대해서도 계속 조사 중이다. A씨는 범행을 부인하고 있으나 경찰은 여러 정황상 A씨가 박사방을 운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N번방’과 ‘박사방’ 등으로 대표되는 텔레그램 성 착취 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은 또 다른 모바일 메신저인 디스코드에서 이루어진 성범죄 사건도 수사 중이다.
디스코드는 해외 기반의 무료 음성 메신저로, ‘박사방’과 유사한 방식으로 아동·청소년 대상 불법 촬영물이 유통되는 대화방이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 피의자들이 디스코드로 옮겨갔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경향신문은 18일 단독 보도를 통해 “디스코드의 한 대화방을 확인한 결과, 이용자 2000여명이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불법촬영물 등을 버젓이 공유하고 거래하고 있었다”며 “방식은 텔레그램에서 이루어지는 것과 유사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텔레그램과 디스코드를 포함해 각종 메신저에서 이뤄지는 성 관련 범죄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며 “각 지방청에서 폭넓게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28개 단체의 연대기구인 텔레그램 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박사방 운영자 검거와 관련한 공동논평을 통해 “여성들의 분노에 경찰청 사이버성폭력전담수사팀이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잡는다’는 기치로 화답한 결과”라며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공대위는 “텔레그램 성 착취 문제 해결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성 착취 카르텔을 끊는 첫걸음은 ‘박사’에 대한 응당한 처벌, 그에 동조하고 동참한 공범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제대로 된 처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사진=한국성폭력상담소 페이스북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