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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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 와중에 '돼지열병'까지

최근 중부지역 민통선 내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에서 잇따라 ASF 검출돼/코로나19에 ASF까지 한꺼번에 덮쳐 지역 돼지사육농가 비상/부산시, 돼지농가 상시예찰 강화, 소독차량 동원 매일 소독, 돼지농가 방역실태 점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한동안 잠잠하던 아프리카돼지열병(ASF)까지 확산하고 있어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0일 국립환경과학원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경기도 연천군과 강원도 화천군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 16개체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번에 확진된 폐사체는 환경부 수색팀이 강원도와 경기도 지역 민통선 일대 산자락을 수색하던 중 2차 울타리 안에서 발견됐다. 이곳은 지난 17일 확진된 멧돼지 폐사체 발견지점에서 불과 30m 떨어진 곳으로 이 지역에서 추가 감염 폐사체가 나올 수 있어 방역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행처럼 번지던 돼지열병이 북한을 통해 우리나라 중부지방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확진된 것만 △강원 화천군 160건 △경기 연천군 150건 △경기 파주시 74건 △강원 철원군 22건 등 총 406건에 이른다.

 

지난해 경기 김포와 연천, 인천 강화 등 중부지방을 휩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야생 멧돼지로 인해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지난해 중부지방을 강타한 돼지열병은 그나마 조기에 수습이 가능했지만, 지금으로선 전국에 서식하는 야생 멧돼지들이 언제 어떻게 확산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전국에 아프리카돼지열병 경보를 발령하고 전국 지자체에 철저한 방역을 통보했다.

 

19일 부산 부산진구에 있는 한 콜라텍에서 방역팀이 코로나19 소규모 집단감염을 예방하고자 소독하고 있다. 부산진구 제공.

부산시는 최근 최전방 접경지역에서 자주 발견되는 야생 멧돼지를 통한 ASF 확산 유입을 막기 위해 구·군과 공동으로 집중 방역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야생 멧돼지가 번식하는 3월부터 멧돼지 개체가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매개체인 곤충과 본격 영농활동에 따른 ASF 전파를 차단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동물위생시험소와 구‧군, 부산축협 공동방제단 소독 차량 5대를 동원해 매일 양돈농가에 대한 소독 실시 하고, ASF 조기검색을 위한 사육돼지 정밀검사와 축산시설·양돈농장에 대한 환경요인 검사 등 상시 예찰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양돈농장의 방역 경각심을 높이고 농장 단위 차단방역을 위해 농가 울타리·소독시설·축사 방충망 등 차단시설을 보완하고, 다음 달 중으로 농림축산검역본부와 합동으로 양돈농장 방역실태에 대한 합동점검을 벌일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자칫 ASF가 묻힐 수 있다”며 “내 농장은 내가 지킨다는 책임의식으로 농장주들의 자발적인 방역 이행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