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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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월 딸이 초등 5학년에게 성폭행당해”… 靑청원 20만↑

경찰 “접수된 신고 못 찾아… 확인할 예정”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25개월 된 딸이 초등학교 5학년 남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와 하루 만에 답변 기준인 20만명 이상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경찰은 해당 청원 내용에 대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자 내사에 착수했으나, 현재까지 접수된 신고 등은 없다고 한다. 이에 경찰은 청원인의 이메일 주소 등 정보를 청와대에 요청하는 등 진상 확인에 나섰다.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보면 답변 대기 중인 청원에 ‘저희 25개월 딸이 초등학생 5학년에게 성폭행을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 있다. 전날 올라온 이 청원에는 이날 오후 8시 현재까지 23만8000여명이 참여했다. 참여인원이 20만명을 넘기면 청와대가 답변해야 한다. 자신을 경기 평택시에 거주하는 두 딸의 엄마라고 밝힌 청원인은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며 교류가 있던 집이어서 처음에는 좋게 해결을 하려고 했는데 그 아이 부모의 안이한 대응이 제 가슴에 못을 박아서 너무 억울하고 혼자 감당하기 힘들어 이렇게 글을 올려 본다”고 운을 뗐다.

 

청원인은 “평소 같은 아파트에 살며 교류하던 이웃의 초등 5학년 아들이 지난 17일 집에 놀러 와 딸과 놀아주다가 우리 집에서 하룻밤을 묵었다”며 “다음날 딸의 기저귀를 갈아주려고 보니 딸의 음부가 빨갛게 부어있었고, 아프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는 “딸이 ‘오빠가 때찌했어’라고 말해 병원에 데려갔더니 상처가 생겨 추후 정밀검사를 받아보자는 소견을 받았다”며 “전날 자기 전 초등 5학년생의 휴대전화에서 성적인 문구의 문자 알람이 와 있는 것을 봤는데, 믿고 싶지는 않았지만 자꾸 머리에 떠올라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청원인은 “초등 5학년 아이 부모에게 연락을 해서 집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늦은시간까지 기다려도 약속을 지키지않고 연락조차 안왔다”며 “제가 혼자 아이를 키우고 있어서 평소 도움을 받고 고민을 상담해주던 오빠에게 고민을 얘기했더니 그 오빠가 상대 부모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돌아온 답은 너무 황당하고 어이 없는 말뿐이었다”고 적었다. 그는 상대 부모가 ‘우리 아들은 성장이 빨라 정상이고, 잘못이 없다’면서 ‘청원인의 딸은 아빠 없이 혼자 자라 외로워서 스스로 기저귀를 내리고 했다(음부를 만졌다)’고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 누구 잘못인지 (판단해 달라)”며 “상대 아이와 부모의 처벌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대 부모와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도 첨부했다. 청원인은 “부디 다시는 어린 아이를 대상으로 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두 힘써주셨으면 좋겠다”며 국민들에게 “위 사건을 신고해 강력한 처벌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이날 청원 내용의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현재까지 해당 내용에 대한 112 신고 등이 없었고, 청원 내용 외에 가해자와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판단 근거가 없어 청와대 측에 공문을 보내 청원인의 이메일 주소 등 정보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경찰은 이메일 주소 등을 전해받는 대로 연락을 취해 진상을 확인할 예정이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