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丁총리 “대한민국의 품격 보여달라… 더이상 개학 늦출 순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위한 담화문 / 보름간 종교시설,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 등 다중이용시설 운영 중단 촉구 / “4월6일 개학일까지 모임·약속·여행 연기나 취소”
정세균(왼쪽에서 두 번째) 국무총리가 2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21일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를 위한 담화문’을 발표하고, “더이상 개학을 늦출 순 없다”며 “특단의 대책이 절실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정 총리는 “정부는 앞으로 보름 동안이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승기를 잡는 결정적 시기라고 인식하고 있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집단감염 위험이 높은 종교시설 및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은 앞으로 보름간 운영을 중단해 줄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의 담화는 이번이 3번째로, 이번 담화는 코로나19 사태로 3차례나 미뤄진 전국 유·초·중·고등학교의 개학일(4월6일)을 보름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정 총리는 ▲종교시설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을 ‘운영 중단' 권고 대상으로 꼽으며 “불가피하게 운영할 경우에는 시설업종별 준수사항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준수사항을 지키지 않을 경우 직접 행정명령을 발동해 집회와 집합을 금지하겠다”고 경고했다. 행정명령을 따르지 않는 업장의 경우에는 시설폐쇄는 물론, 구상권 청구 등 법이 정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하겠다는 방침이다. 

 

정 총리는 국민에게도 “ 앞으로 보름간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자제해주시기 바란다”며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고, 모임이나 약속, 여행 등을 연기하거나 취소할 것을 당부했다. 

 

직장인들에게는 “발열, 인후통, 기침과 같은 증상이 있으면 출근하지 않아야 한다”면서 “재택근무를 활성화하고 부득이하게 출근했을 경우에는 거리 유지 등 필요한 지침을 반드시 준수해달라”고 덧붙였다.

 

정 총리는 “지금 우리는 ‘코로나19’라는 적과 싸우고 있다”면서 “우리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세한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의 안위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며 이 같은 강력 조치의 불가피성을 설파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개학까지 보름이 남았다. 이미 3번이나 연기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더 이상 기다리라고 할 수 없고, 그렇다고 학생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개학을 추진하기도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정 총리는 “지금은 특단의 대책이 절실한 때”라며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의 학습권이 침해받지 않으려면 남은 기간 확실한 방역의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두 자릿수 대(혹은 100명대)로 줄어든 점을 두고 “지금은 결코 긴장을 늦추거나 마음을 놓을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교회와 요양병원, 콜센터와 같은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산발적 집단감염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유럽 등 해외 유입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정 총리는 “지난 2달 간 큰 고통을 경험한 국민에게 앞으로 보름간 더 큰 희생과 불편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코로나19의 확산세를 확실하게 꺾고, 아이들에게 평온한 일상을 다시 돌려주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더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모든 자원과 수단을 동원해 코로나19와 끝까지 맞설 것”이라며 “국민 모두의 하나 된 마음과 행동하는 힘만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품격을 보여주자”며 사회적 거리 두기 동참을 호소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